​"이게 은행이냐"… 코로나 실적반영 놓고 기업은행 노사 갈등

2020-03-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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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실적주의에 규탄…서민에게 강매할순 없어"

사측 "이 시국에 은행장 고발? 노조에 유감 표명"

자료사진. [사진=기업은행 제공]

[데일리동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반기 실적 조정을 놓고 IBK기업은행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 국면에 상반기 실적 조정 범위를 둘러싼 양측의 의견차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상대로 주52시간제 위반 혐의에 대해 서울고용노동청에 고발한 바 있다. 실적주의를 앞세워 직원들의 근로 시간을 강제로 늘렸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노조는 내부적으로 '코로나19 관련 경영평가 특례'에 대한 사측과 교섭이 진행되던 와중에 상반기 실적 목표를 15% 수준으로 하향한다는 내용을 결정한 사측에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50% 목표를 줄여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지만, 사측의 일방적 통보에 "신뢰를 깨고 굴종을 강요하는 매우 거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주요 고객층인 퇴직연금 관련 지표 목표를 줄여줄 것과 경영평가 특례에서 비이자수익 지표를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은행을 찾는 대다수 대출 고객에게 도의적으로 옳지 않은 끼워팔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를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은행을 찾아온 서민에게 국가적 위기를 이용해 상품 판매에 나서라는 게 제대로된 은행일 수 없다"며 "국책은행으로서 지금은 잇속을 차릴 때가 아니라 국난 극복에 조금이라도 힘을 모아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초저금리 대출 목표만 2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측은 일방적인 통보를 철회하고 노조와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은행측은 우선 윤 행장을 고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국가적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하는데 노조의 고발로 당황스럽다"며 "대화의 길은 항상 열려 있으니 의견차를 좁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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