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행된 전체 ELS 종목(4166개) 가운데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 종목은 2956개로 71%를 차지했다.
발행액을 기준으로 봐도 유로스톡스50지수를 좇는 ELS 규모는 총 14조6303억원으로 전체(19조7545억원)의 74%가 넘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두드러진 유럽 증시 급락 여파가 ELS 시장에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ELS가 추종하는 기초자산은 유로스톡스50과 S&P500, 홍콩항생지수 세 가지에만 집중됐다. 스탠더드앤푸어스500지수에 투자하는 ELS 발행 종목(2592개)과 액수(13조8734억원)도 각각 62%, 70%에 달했다. 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를 좇는 ELS 발행 종목(1852개)과 액수(9조6567억원)은 44%, 49%에 가까웠다.
전체 ELS 가운데 기초자산을 3개로 담는 상품은 77.1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개만 담는 ELS는 13.69%, 2개는 23.69%, 4개 이상인 상품은 5.45%에 불과하다. 심지어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는 전체의 88%에 달했다. 개별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ELS는 10%가 안 되고, 혼합형도 2%대에 그쳤다.
국내 주가지수인 코스피200을 비롯해 니케이225, 홍콩항생지수, 나스닥100 등 다양한 지수를 함께 담을 수 있지만, ELS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특정지수 쏠림 현상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거다. ELS 기초자산 상위 4위에 올라 있는 니케이225지수 연계 상품 발행액 비중도 전체의 34%(6조7320억원)으로 1위인 유로스톡스50지수와 그 격차가 37%포인트나 났다. 니케이225지수에 베팅하는 ELS 발행 건수(1576개)로 따져봐도 38%에 불과했다.
2015년 홍콩항셍지수 폭락을 겪으면서 ELS 기초자산을 유로스톡스50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ELS 발행액 가운데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액수만 40조4000억원으로 전체에서 60%를 넘어섰다.
문제는 올해 들어 유로스톡스50지수가 크게 떨어지면서 다시 생겼다. 올해 들어 18일까지 3745.15에서 2385.82로 36%가량 떨어졌다. 원금손실 조건(녹인)은 35% 안팎으로, 1년 전 고점에 발행한 ELS 가운데 일부는 녹인 구간에 들어섰다.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사실을 공지하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양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ELS 기초자산은 유로스톡스 은행지수다.
추락하기는 S&P500도 마찬가지다. 지수는 올해 들어 18일까지 3230.78에서 2398.10으로 26%가량 빠졌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얼마 전 S&P500 전망을 내놓으면서 세 달 안에 2000선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라임 사태와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원금손실로 움츠러들었던 파생상품 투자심리가 더 나빠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 당국은 ELS를 다시 집중적 모니터링에 들어갔다고 한다. ELS 투심 악화는 금융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