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세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 소식은 적은 반면, 각종 부동산 규제와 3기 신도시 아파트 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가가 오르는 모습이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입주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는 지난달 15일 16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13억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3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지난 2014년 입주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용 59.97㎡는 지난해 말 5억8000만~6억원에서 현재 6억5000만~7억원으로 최고 1억원 가까이 뛰었다.
이마저도 구하면 다행이다. 서울 강남권 주요 인기 단지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전세 등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추월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매물 품귀 속 전세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집주인은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를 선호한 탓이다.
이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커지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 영향이 크다. 정부의 대출규제 기조에 따라 청약 대기수요자들의 전세시장 유입도 꾸준한 상황이다.
실제로 3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1만9446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28%가 감소했다. 수도권 입주물량은 9386가구로 같은 기간 47%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기지역 새 아파트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3월 경기 입주물량은 총 523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줄었다. 지난해에는 용인, 동탄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단지들이 입주한 반면 올해는 중소형 규모 단지 위주로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수도권 전세시장은 지금과 같은 가격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9%로 지난해 4분기(56.9%)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분양가상한제 외 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며 "분양시장의 청약 경쟁이 극심한 데다 코로나 영향으로 집값 불안을 느끼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한동안 전세가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