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탓에 분양 시장이 좀처럼 달궈지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분양 성수기가 시작되는 3월은 물론 4월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44개 단지, 3만3433가구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해 3월보다 57%(1만2154가구) 늘어난 수준이다.
실제로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지난 11일 발표한 3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6.7로, 전달보다 22.0포인트 하락했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아파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이 수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서울(69.6)은 이달 전망치가 전달 대비 22.5포인트 떨어지면서 2017년 9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60선을 기록했다. 인천(65.8)과 경기(59.2)도 지난달보다 전망치가 각각 29.2포인트, 40.8포인트 폭락하는 등 수도권 분양 시장에 대한 인식이 크게 악화했다.
다만,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이달부터 4월까지 분양을 본격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4월 말까지로 예정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유예가 끝나기 전에 분양을 서둘러야 하는 탓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3∼4월 서울에서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2만9360가구에 달한다. 대다수가 재건축·재개발 물량이다. 현재 분양가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 간, 조합 내 이견이 상존한 단지들도 있지만, 이들 역시 4월 내 일반분양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수도권 외곽지역의 분양도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대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3∼6월 수도권 비규제지역인 안산·시흥·화성시와 인천광역시에서는 총 2만6296가구의 분양 계획이 잡혀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영향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 이들 지역의 분양은 5월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산연 측은 "분양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겹치며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분양가상한제 도입 유예기간 종료 전 분양계획을 수립했던 사업장에 대한 대응 방안과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의 관리방안 등의 사업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