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마용성 공시가격 30~50% 뛴다…'세금 폭탄' 예고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30% 안팎 오를 것으로 예상돼 다주택자와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가격을 19일 공개하고 의견 청취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4.16% 올라 2007년(28.45%)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도 이어진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공시제도 개편안에서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고가주택 내에서도 금액대별로 차등화해 시세 9억∼15억원의 경우 70%, 15억∼30억원 75%, 30억원 이상은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관련기사

• 조정지역 3억·비규제 6억 이상 주택거래시 자금조달계획서 내야
• "다주택자 주택매입 억제 위해 취득세 상향조정 고려해야"

그동안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의 현실화율이 평균보다 낮아 조세 형평에 어긋난 만큼 올해는 고가 주택의 현실화율을 평균 이상으로 높여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올해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상당히 오를 전망이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5㎡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 산정 시점인 지난해 11월 실거래가는 15억∼16억원이었다. 한국감정원이 이 아파트 공시가격의 기준 가격이 15억원을 넘었다고 보고, 올해 이 금액대의 현실화율 75%를 적용하면 올해 공시가격은 11억∼12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공시가격이 8억4800만∼8억64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0% 이상 급등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세금 폭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 종합부동산세 부과 때부터 1주택자의 경우 종전 세율에서 0.1∼0.3% 포인트,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0.2∼0.8%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공시가격도 급등해 고가 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상한(전년도 납부세액의 150∼300%, 상승률 50∼200%)까지 오르는 사례가 속출할 전망이다.

김종필 세무사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19억400만원에서 올해 24억원으로 26%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총 보유세는 작년 927만원 선에서 올해 1345만원으로 418만원(45%)가량 늘어난다.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8억4800만원에서 올해 11억5000만원으로 35.6% 뛴다고 가정할 경우 보유세는 작년 230만원 선에서 올해 331만원으로 43.6% 뛴다.

2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이보다 훨씬 높다.

위 사례의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와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2가구를 보유한 만 60세 미만의 2주택자는 당장 올해 보유세가 5820만원으로 지난해(2525만원)보다 130.5% 오르고, 2021년에는 공시가격 변화 없이도 연간 보유세가 6147만원에 달하게 된다.

강남권이나 마용성 등 일부 인기지역에 주택 2채만 갖고 있어도 보유세 부담이 일반 직장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뛰면서 이달 19일 공시가격 발표를 기점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인 6월 말 이전까지 주택 매도에 나서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급증하는 보유세를 내지 않으려면 보유세 기준일(6월1일) 이전인 5월 말까지 매도가 완료돼야 하는 만큼 이달 말부터 5월까지 급매물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동안 강남권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매가격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