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우한과 후베이성의 방역 현장을 점검하고 의료진, 군인, 경찰, 자원봉사자, 주민들을 격려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시 주석이 우한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월 27일 공산당 중앙 코로나19 업무 영도소조 조장을 맡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시 주석의 위임을 받아 우한을 방문한 바 있다.
시 주석의 우한 방문은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하게 진정된 가운데 이뤄졌다. 시 주석이 이날 '인민전쟁'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다만 일부 중국인들은 최근 당국의 노골적인 성과 선전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 한 누리꾼은 “정부 혜택을 받지 못해 평소보다 비싼 돈을 주고 음식을 사 먹어야 했다”며 “무엇에 감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후베이성 작가협회의 핑팡 전 이사도 위챗에 “당국은 가능한 빨리 후베이성 시민들에 사과를 해야 하고, 코로나19 상황의 진정한 영웅인 우한 시민들에 감사를 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중국 정부는 왕 당서기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 기사 등을 재빨리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중국 당국을 향한 우한의 심상찮은 분위기는 앞서 5일에도 감지된 바 있다. 이날 우한의 한 아파트를 찾은 쑨춘란 부총리와 왕 당서기를 향해 한 주민이 “거짓, 모든 것이 거짓이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 상에 퍼지면서다.
주민들은 시를 봉쇄하고 집 밖으로 못 나오게 만든 당국이 먹을거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았다고 한다.
중국 언론을 연구하고 있는 홍콩의 차이나미디어프로젝트는 중국 정부의 언론 선전활동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감사 운동 관련 언론 기사를 삭제한 것은 이미 공산당이 여론위기에 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킹와푸 홍콩대 언론학과 교수도 “왕중린의 감사교육 언급은 역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