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환자 치료 지원을 위해 국가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전환·운영 중인 국군대전병원을 찾아 군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감염병 대응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병원에서는 현재 코로나19 확진 환자 34명(군인 13명, 민간인 21명)이 치료받고 있으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무하차 검체 채취소가 운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자 확산의 ‘진원지’로 불리는 대구를 방문한 데 이어 엿새 만이다.
국군대전병원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재혁 국군대전병원장의 현황 보고를 들은 뒤, 국방부의 코로나19 범정부 대응지원을 총괄하는 이남우 인사복지실장과 군 의료지원 책임자 석웅 국군의무사령관의 군 주요 조치 및 진행경과 보고를 받았다.
지난달 23일 국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군대구병원도 확진자 추가 수용을 위해 공병부대를 투입, 현재 운용 중인 98병상을 303개로 늘리는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메르스 때 우리가 경험이 없어 의료진이 환자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가 있어 부담이 증폭됐다”면서 “물론 지금도 의료진이 모른 채 감염환자와 접촉했다가 감염된 사례는 조금 있었지만 진료 중 감염사례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군의 코로나19 방역·의료 지원을 평가하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전체 군 의료 인력의 4분의1에 달하는 1400명가량이 방역·의료 현장에 투입됐다고 소개, “군이 코로나19 대응에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군 본연의 사명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군내 확진자도 만만찮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군내 확진자들, 격리 대상자들을 비롯한 관리, 그래서 군내 방역에도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대구·경북 지역 방역·의료 현장에 투입된 군 인력들에 대해서도 “정말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급식, 숙소, 처우는 물론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을 지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군의학연구소가 코로나19 검사 시간을 6시간에서 20분으로 단축하는 검사법을 개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 요청 중이라고 언급하며 검사 시간 단축 및 발 빠른 검체 채취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문제는 검사 역량은 충분하지만 검체를 채취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병목 현상이 되고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최근 주목받은 방안이 무하차 검체 채취 방법으로, 다른 지자체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일반 병실을 음압격리병실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도 굉장히 빨라진 것 같아 고무적”이라며 “군이 민간의료 부족을 보충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군도 가장 중요한 방역 주체 중 하나”라고 역설했다.
이어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사전 공지 없이 ‘깜짝 방문’한 문 대통령은 임관식을 오는 3일로 앞당겨 간호장교들을 의료 현장에 투입하기로 한 데 대해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면서 “국민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의 국군간호사관학교 방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이다.
지난 1일부로 임관한 간호사관학교 신임 간호장교 75명은 현재 3월 초 대구 파견을 목표로 휴일도 반납한 채 각종 감염병 대응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전원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것은 물론 4년의 교육 기간 동안 전국 유명 병원과 보건소, 미군 병원 등에서 1080시간에 달하는 임상 실습을 이수한 우수 인재들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임관되자마자 곧바로 (코로나19 현장에) 보내게 돼 한편으론 안쓰럽고, 한편으론 미안하다”면서 “훌륭하게 ‘방패’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