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경기 남부 지역이 규제 대상으로 묶이면서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열기가 번질 것으로 보인다. '핀셋 규제'만으로는 1000조원에 달하는 유동자금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비규제지역 97곳에서 8만1600여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는 수도권 전체 분양 물량인 14만548가구의 약 58%에 해당한다.
2·2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이 추가 규제되면서 업계에서는 유동자금이 안산, 시흥, 김포 등 교통호재가 있는 곳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안산과 시흥은 경기 서남부권과 서울 도심을 잇는 복선전철인 신안산선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가 살아있다. 2기 신도시인 김포와 검단은 분양·입주가 활발한 데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및 인천 지하철 2호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검토 가능성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군포, 양주, 인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집값이 상승하는 특정 지역만 집어서 규제하는 정책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R&C연구소의 양지영 소장은 "용인과 성남뿐 아니라 구리, 인천 등의 지역들도 풍선효과로 인한 집값 상승이 점쳐진다"며 "여전히 시장에 유동자금은 풍부하고 갈 곳이 없으며, 부동산은 언제가는 오른다는 학습효과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앞으로도 미분양이나 공급과잉 우려가 덜한 지역 중 교통망 확충이나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들로 유동자금이 유입될 확률이 높다"며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풍선효과를 잡기 위한 정부의 정책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수요자가 추가 매수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비규제지역 내 중저가 아파트 시장에서 무조건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풍선효과를 기대하고 호가 부풀리기, 담합 등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곳도 많아 수요자들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