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부의 대물림]② 주식·부동산, 내 자식에게 고스란히...탈세는 '덤'

2020-02-2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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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미성년자 주주의 주식 786개 평가액 약 5760억원

미성년자의 임대소득자 500억 돌파..."불법상속 포함시 더 많을 것"

부의 세습은 건물·토지 등을 포함한 부동산을 시작으로 예·적금, 주식 등 광범위하다. 상속 금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율이 올라간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일부 자산가들은 합법적으로 세금 적게 낼 수 있는 절세를 고민하지만, 일부는 세금을 아예 내지 않는 탈세를 저지르기도 한다.

상속은 무차별적으로 이뤄진다. 아직 아직 눈도 못 뜬 갓난아이가 수천 주 규모의 주식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부모가 사준 부동산 덕분에 평생 무직임에도 수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8년 기준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 주주가 786개 상장기업 주식 6309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총평가액은 약 5760억원이다. 0~6세가 921억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7~12세 1766억원, 13~18세 3072억원으로 각각 가지고 있었다. 

주식 보유에 따른 배당금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이들의 배당금은 총 67억7000여만원으로, 한 해 동안 1억원 이상 받은 미성년자가 4명이나 있었다.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매년 주기적으로 이익이 생긴다는 얘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리나라 상속세는 최대 50%에 달한다. 한국의 증여·상속세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월 자산 기준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 59개사 중 18세 미만 미성년자 주주는 19명 이상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약 2900만달러(335억원)에 달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신탁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는 식의 절세법이 활용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세금 혜택이 없어 주식을 직접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은 이보다 더하다. 미성년자의 임대소득자가 2000명을 넘었다. 임대 소득 또한 단숨에 500억원대로 올라섰다. 이는 부동산 보유자가 자발적으로 신고한 경우다. 불법 상속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이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종합소득세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미성년자 2415명이 임대소득 504억원을 신고했다. 2013년 1815명(366억원), 2016년 1891명(38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미성년의 1인 평균 임대료 수입은 연 2087만원에 달했다.

본인 회삿돈을 빼내 부를 대물림한 사람들도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회삿돈을 빼내 불법적으로 자식에게 자산을 물려준 탈세 혐의 고액자산가 219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이들의 자산은 총 9조2000억원이다. 이 중 미성년·연소자(30세 이하로 본인 경제 능력 이상으로 자산을 축적한 이들) 부자는 1인당 평균 44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다.

투명하게 자산을 증여 하려는 사람들은 경기가 좋지 않은 때를 노린다. 경기 불황으로 부동산이나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낮을 때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면 증여세 규모가 줄기 때문이다.

문제는 불법적인 자산 증여와 탈세 수법이 매년 고도화한다는 점이다. '쪼개기 증여'가 대표적이다. 증여 자금을 분산해서 자금 출처에 대한 의심을 줄이려는 꼼수다. 증여 자금이 한 부모에게서 나왔다면 이는 명백한 탈세다. 그런데도 이런 꼼수 증여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비상장주식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는 부동산을 물려주면서 표면적으로는 비상장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이다. 세금을 덜 내기 때문에 일부 부자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현행 재산 신고 제도로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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