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으로 돌아온 ‘국새 대군주보’‧‘효종어보’, 20일부터 특별공개

1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국새 대군주보’(왼쪽)와 ‘효종어보’ [사진=전성민 기자]

‘국새 대군주보’와 ‘효종어보’가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선 자주국가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1882년(고종 19년)에 제작한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와 효종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740년(영조 16년)에 제작한 ‘효종어보(孝宗御寶)’를 지난해 12월 재미교포 이대수씨로부터 기증 받아 최근 국내로 무사히 인도했다”고 전했다.

국새는 국권을 상징하는 것으로 외교문서나 행정문서 등 공문서에 사용된 도장이다. 어보는 왕실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으로, 왕이나 왕비의 덕을 기리거나 죽은 후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제작하여 국가에서 관리한다.

대군주보는 높이 7.9cm·길이 12.7cm 크기로 은색 거북이 모양 손잡이(龜紐)와 인판(印板·도장 몸체)으로 구성되어 있고, ‘고종실록’·‘승정원일기’·‘일성록’ 등에 외교관련 업무를 위해 고종의 명에 따라 1882년에 제작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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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조선은 명과 청에서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국새를 받아 사용했으나, 고종의 명으로 ‘대(大)조선국’의 ‘대군주(大君主)’라는 글씨를 새긴 ‘대군주보’를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고종이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1882년) 등 당시 조선의 정세 변화에 발맞추어 중국 중심 사대적 외교관계를 청산하고 독립된 주권국가로의 전환을 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높이 8.4cm·길이 12.6cm 크기로 역시 거북이 모양 손잡이에 금색을 띤 효종어보는 영조 16년(1740년)에 효종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리며 제작된 것이다. 효종 승하 직후인 1659년(현종 즉위년)에 시호를 올렸고, 1740년(영조 16년)과 1900년(광무 4년)에 존호를 올렸으며 이때마다 어보가 제작됐다.

현재까지 효종어보 3점 중 1900년에 제작한 어보(국립고궁박물관 소장)만 전해오고 있었는데 이번에 1740년 제작 어보를 환수함에 따라 이제 1659년에 제작된 어보를 제외하고는 효종과 관련된 어보 2점은 모두 국립고궁박물관에 무사히 보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기증자인 이대수씨는 1960년대 미국으로 유학 후 줄곧 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틈틈이 경매 등을 통해 문화재들을 매입하던 중 1990년대 후반에 이 두 유물들을 매입했고, 최근 국새‧어보가 대한민국 정부 소중한 재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김형근 미주현대불교 발행인과 신영근 한국국외문화재연구원 전 사무처장은 기증자와 문화재청 사이에서 국새‧어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증의 방법과 형식·시기 등을 조율하는 등 조력자 역할을 했다.

조선 시대(대한제국기 포함) 국새와 어보는 총 412점이 제작됐으며, 이번에 돌아온 2점을 제외하고도 아직 73점은 행방불명 상태다. 국새·어보는 대한민국 정부 재산으로 소지 자체가 불법인 유물로서, 유네스코 123개 회원국을 비롯하여 인터폴과 미국국토안보수사국 등에 행방불명 상태인 유물 목록이 공유돼 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국새나 어보의 환수는 주로 압수나 수사와 같은 강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환수는 기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번 기증을 기점으로 도난 된 국새·어보에 대한 안내문과 홍보 영상물을 제작·배포해 행방불명 상태인 문화재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는 오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1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된 ‘국새 대군주보’(왼쪽)와 ‘효종어보’ [사진=전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