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SPAC)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지난해 30개 스팩이 상장한 데 이어 신규 스팩들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신규 스팩들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나금융스팩15호와 케이비스팩20호에 이어 지난 12일 신영스팩6호가 상장했다. 오는 3월에도 SK6호스팩 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성공적으로 기업을 인수해 합병 상장한 사례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기업의 인수합병이 목적인 서류상 회사다.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우량 기업을 인수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킨다. 지난 2009년 도입됐지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팩 수는 총 30개로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공모 규모도 2663억5000만원으로 전년보다 7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닥 증시가 대내외 환경 악화로 부진했지만, 스팩의 장점인 안정성이 변동성 높은 증시에서 매력적인 요인으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스팩은 상장폐지되더라도 공모 당시 원금과 이자를 함께 돌려준다"며 "이런 점 때문에 안정적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올해도 스팩 상장이 여러 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안정적인 스팩 상장을 택하는 기업들도 늘 전망이다. 수요예측에 따라 가치평가 변동이 큰 직접 상장과 달리 스팩은 합병비율 등을 상호 협의해 결정하는 만큼 비교적 안정적인 측면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스팩은 안정적인 대안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다만 공모가보다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스팩에 투자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거래량이 크지 않아 만기 전까지는 현금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다면 스팩 투자는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무조건 원금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모가 대비 가격에 주의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