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을 맞는 대신증권이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만큼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직무대행 겸 업무총괄 부사장을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로 선임한다. 오 부사장은 약 8년 동안 대신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의 뒤를 잇는다.
오 부사장이 차기 대표로 부임하면 잠시 멈춰져 있던 대신증권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는 대표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성과가 필요하다.
우선 이익회복이 급선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68억원으로 전년보다 38.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27.3% 줄었다. 거래대금 감소로 수탁 수수료 수입이 줄었고, 이자수익 하락으로 리테일 부문 실적이 저하된 탓이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돼 신뢰 회복도 절실하다. 대신증권 반포 WM센터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중순까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법무법인 우리에 따르면 '위험투자형'인지 '안전추구형'인지를 구분하는 투자성향 분석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6개월가량 시간이 지난 시점에야 뒤늦게 대신증권 직원이 찾아와 서류를 작성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개인 투자자에게 총 692억원어치 판매했는데, 이 가운데 500억원가량이 반포 WM센터에서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사 갈등 문제도 남아 있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이후 영업직원 대상 사내 프레젠테이션(PT) 대회 논란부터 복직 노조 간부에 대한 징계, 지역본부 개편안 등으로 노사 간 갈등이 지속했다. 이런 문제들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며 노사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노조와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오병화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지부장은 "반목과 대립의 악순환을 끊고 노사가 상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