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취소 파장… 환불·기업별 행사 확대 등 후폭풍 '촉각'

2020-02-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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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자이동통신사 대거 불참 선언에 GSMA "취소 결정"

LG전자·화웨이 등 자체 행사 개최 가능성 높아… 중소업체 타격 우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막 10여일을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MWC 행사가 취소된 것은 개최 33년 만에 처음이다. MWC 행사장에서 신제품을 발표해 사업 파트너들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혼란에 빠졌다. 

MWC를 주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의 존 호프만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MWC 2020을 취소한다"며 "코로나19의 확산과 관련한 국제적 우려, 여행 경보 등으로 인해 행사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행 입장을 견지했던 GSMA가 태도를 바꾼 것은 이사회 멤버들의 불만이 고조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참을 선언한 NTT도코모, AT&T, 도이치텔레콤 등은 모두 GSMA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MWC 부스는 전년도 행사가 끝난 직후 다음 행사의 예약을 받는다. 무조건 많은 대금을 지불한다고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MWC 참가 이력을 비롯해 다양한 사안들을 고려한다.

때문에 대관료 환불과 부수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 방안은 기업마다 개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스의 규모와 위치, 그동안의 참가 이력, GSMA와의 관계에 따라 계약 조건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불참 결정을 내렸던 LG전자는 GSMA와 위약금에 관련한 협의를 마쳤다. LG전자 관계자는 "GSMA가 MWC 행사를 취소하는 경우까지도 고려해 위약금을 책정해 협의했다"며 "위약금 규모까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참여 기업들은 행사 기간에 맞춰 잡아둔 비즈니스 미팅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방법을 찾고 있다. 블록체인 기업 블로코는 행사 전후로 잡혀 있던 해외 기업·통신사와의 미팅은 모두 화상통화와 이메일로 대체하기로 했다.

MWC는 매년 1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IFA'와 함께 ICT 분야 세계 3대 쇼로 꼽힌다. 하지만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행사 콘셉트를 잡기가 어려워졌다. 또 CES 참가 기업이 급증하면서 2개월 차이를 두고 열리는 MWC는 차별화 전략에 고심해왔다.

CES와 MWC에 참가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자제품 제조사와 통신사업자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두 행사의 개최 시기가 연초로 비슷한데 2월 말에 열리는 MWC는 CES보다 주제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MWC는 모바일 전시회인 만큼 주요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가 메인 이벤트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언팩 행사를 따로 열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모두 MWC를 떠나면서 MWC에 대한 주목도가 다소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MWC 행사가 취소되자 각 제조사들은 관례적으로 해오던 MWC에서의 신제품 공개 대신 별도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LG전자는 'MWC 2020'에서 공개하기로 계획한 'V60씽큐'와 'G9 씽큐'의 출시 행사를 개별 국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노키아도 MWC에서 선보이기로 한 데모와 쇼케이스를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노키아 라이브(Nokia Live)' 행사로 별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체 행사로는 주목을 끌기가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우 MWC 취소로 인한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IT매체 씨넷은 "삼성이나 화웨이 같은 대기업을 제외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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