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산케이신문을 보면 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대 교수(감염증역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중국, 태국, 미국 등 6개국 정부가 발표한 사람 간 전염 사례 26건(52명)을 분석한 결과 잠본 기관 중 감염이 절반 이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이들 사례를 통해 이 조사에서 감염에서 발별까지 잠복기가 평균 5일 정도 걸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이 분석한 사례는 모두 모두 첫 번째 환자와 2차 감염자의 감염 경과가 확인된 경우다.
그러나 니시우라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첫 번째 환자의 발병일 이후 2차 감염이 이뤄지는 경우 2차 감염자의 잠복기는 평균 3.4일로 짧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보면 추가 감염자들은 잠복 기간 중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거다.
니시우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격리만으로 신종코로나를 막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고령자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의 감염 예방에 중점을 두면서 다수의 환자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료태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상당히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확대 해석은 경계하고 있다.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바이러스가 공중에 떠다니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공기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홍역바이러스의 경우 공기전파가 가능하고, 감염자 한 명이 감염 기간 내 평균 15~20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알려졌다.
반면 신종코로나 환자는 1.4~2.5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현재 이들이 파악한 신종코로나의 추정 전파경로는 '비말전파'다. 비말전파는 바이러스가 침방울에 포함돼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우를 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촌' 격인 사스와 메르스 바이러스도 비말로 전염된다.
애초 25번 환자의 아들 부부가 감염 증상이 없다고 알려지며 이 환자가 국내 '무증상 감염'의 첫 사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아직 무증상 감염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태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분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 역시 이날 "학계에서도 명확하게 무증상 시기에 감염이 된다, 안 된다는 말은 없다"면서 "아직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고, 바이러스의 정확한 잠복기도 지금 더 조사·연구가 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러스 전문가들의 학술단체인 대한바이러스학회도 6일 보도자료에서 "무증상 감염자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냈다.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독일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오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방역 당국은 신종코로나가 중국 전 지역으로 퍼진 것으로 보고, 최근 중국을 다녀온 사람은 14일간 외부활동을 삼가 달라고 권고했다. 정부는 현재 중국 후베이성 방문 이력이 있는 국민의 경우 '자가격리' 조치하고 외국인의 입국은 제한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중국에 다녀오신 분들, 주로 의료계나 시설 종사자분들께는 업무 배제 요청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미한 데도 양성이 나오는 건수를 많이 봤기 때문에 (중국에 다녀오신 분에게는) 14일 정도는 집에서 머무르고, 본인의 증상을 모니터링한 뒤 증상이 나타나면 선별진료소를 가시도록 권고와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