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학교만 휴교해서 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확진자 접촉자가 있어 휴교한 학교를 공개하면 그 학교 학생이 인근 학교 학생과 함께 다니는 학원도 대처를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인근 B 초등학교가 오늘(4일) 휴교한다고 공지가 뜨고, 엄마들이 SNS에 공유하면서 한 학원에서는 2시간 만에 B초등학교 재학생은 등원 자제해달라고 단체 문자를 발송했거든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학부모와 사설학원도 대처해 확산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상암동 D 초등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
4일 현재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개학을 앞둔 학교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확진자 접촉자 등이 있거나 감염자의 이동 경로에 있어 휴교한 학교명을 공개해 더 확산을 막자는 학부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 당국은 여전히 “학교명은 비공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국민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여전히 확진자·확진자 접촉자 등이 있거나 감염자의 이동 경로에 있어 휴교한 학교명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 관련 휴교 현황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입장은 처음부터 공개였는데 교육부에서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목운초, 예일초 등 학교명이 공개된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휴학·개학 현황은 시도교육청이 먼저 파악해서 교육부에 제출하는 거고, (학교명 등)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게 좋다고 교육부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관련 휴교를 결정한 서울 소재 3개 초등학교 중 학교명이 공개된 학교는 양천구 목동 목운초등학교와 은평구 구산동 예일초등학교 등 2개교다.
목운초는 학부모 한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및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돼 4일부터 7일까지 휴업한다. 예일초는 한 학부모가 운영하는 사업장에 확진자가 다녀가 3~4일간 휴업하기로 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 아이를 학교에서 맡아주는 ‘초등 돌봄’ 이용자도 급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측의 돌봄 수요 조사에 목운초는 3명이 신청했고, 예일초는 한명도 없다.
돌봄 공백 우려에 대해 오응석 교육부 방과 후 돌봄정책과장은 “교육부 지침은 휴업 중에도 수요가 있으면 학교장이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판단을 전제로 돌봄 교실을 운영한다”면서도 “지역 사안을 고려해야 하기에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돌봄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 등 돌봄이 필요할 경우 학교장이 안전하다는 판단하에 학교 돌봄을 제공하고, 여의치 않으면 ‘우리 동네 키움센터’ 등 지역연계서비스도 제공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감염증이라는 점에서 학부모의 돌봄 교실 이용 수요가 떨어진다고 분석한다.
한국교직원총연합회(교총)는 4일 의견문을 내고 “휴교‧휴업 등도 학교가 알아서 판단하라는 교육부의 방침은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원활한 휴교‧휴업을 위한 수업일수 감축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의 감염 예방을 위해 개강 연기, 온라인수업, 휴학 등을 지원할 수 있는 학사 운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행‧재정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영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이날 “교육부가 지난 2016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학부모와 실시간 소통 가능한 온라인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폐기한 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