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악화에 상장사 ‘무상감자 주의보’

2020-02-0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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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제한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무상감자를 통해 상장폐지를 피하려는 상장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경제 환경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올해 무상감자에 나서는 기업은 작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올해 3월까지 총 7개 기업이 무상감자에 나선다. 월별로 보면 2월에는 KR모터스와 오리엔트바이오, 동양네트웍스, 컨버즈가 무상감자에 나서며 3월에는 씨아이테크, 페이퍼코리아, 지스마트글로벌이 감자를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부터 재무구조가 부실한 상장사들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무상감자라는 처방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무상감자 기업 공시 건수는 총 29개사 38건으로 전년의 19개사 22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감자가 실행된 시기 또한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올해 경영환경이 최악이던 시기와 맞물린다.

경영환경이 올해도 녹록지 않아 감자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로 글로벌 경제가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이라는 복병이 나타나면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가 중국에만 집중될 경우 국내 연간 경제성장률은 최대 0.1% 포인트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며 “만일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추가로 확산될 경우 최대 0.2% 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감자기업의 증가는 국내 자본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상감자가 진행되면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있지만 정작 주주들은 주식 수가 줄어 손해로 이어진다. 특히 이 같은 일이 빈번하게 이뤄질 경우 증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종목을 고를 때 반드시 재무제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주변인들의 말만 믿고 기업의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묻지마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상감자 후 유상증자를 진행하면 기업이 결손금을 털어내는 효과가 있지만 투자자는 주식 수가 줄어 손해”라면서 “특히 자본잠식에 빠진 상장사들이 대부분 감자에 나서는 만큼 재무제표를 꼼꼼히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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