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한한령 해제 기대했는데…제주 관광업계 ‘날벼락’

2020-02-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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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제주여행 중국인, 귀국뒤 확진판정…韓·中 관광객 발길 ‘뚝’

제주도 산방산 전경. [아주경제 DB]


[데일리동방] “한한령(限韓令) 해제 기대감에 관광업계 회복을 기대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로 또다시 먹고 살 걱정을 하게 됐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제주지역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 시행을 일시 중단, 제주도 관광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확산을 막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이기는 하지만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3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제주도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없이 다녀갈 수 있는 ‘무사증(무비자) 제도’를 시행해 왔다. 이를 이용해 지난달 24~30일 사이에만 9000명이 넘는 중국인이 제주를 찾았다.

하지만 제주를 다녀간 50대 중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정부는 무사증 제도를 일시 중단했다. 이에 따라 도내 관광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감염 확산 불안이 고조되면서 현재 제주지역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무사증 입국자 중 중국인 비중은 79만73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98%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춘제(春節) 연휴 기간(2월 4~10일)에만 1만4394명이 제주를 찾았다. 하지만 올해 춘제 기간(1월 24~27일)에 무사증으로 제주를 찾은 중국인은 전년 대비 38.2% 감소한 8893명을 그쳤다.

지난달 21일 86.3%에 달했던 제주~중국 직항 항공편 탑승률도 일주일 후인 28일에는 22.5%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외 단체관광을 단계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제주 호텔을 비롯해 체험시설(액티비티) 운영 업체 등 관광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로 제주시내 호텔들은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예약까지 뚝 끊긴 상태다.

서귀포에 있는 한 레저시설은 하루 1000명을 웃돌던 입장객 수가 반토막으로 줄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원래 겨울방학과 설 명절 기간이 맞물려 특수를 누려야 하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 확산) 변수로 입장객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매출이 전달 대비 80% 이상 감소하면서 휴업을 고민하는 업체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도 비상 상황이다. 감염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영업을 중단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상시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신라면세점 제주점 역시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제주 현지 여행사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제주 A여행사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여행상품 예약 건수가 9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한 한한령 때도 중국인 빈자리를 동남아 관광객과 내국인이 채워 상황이 괜찮았다”며 “하지만 이 사태로 국내외 관광객 모두 제주를 찾지 않아 상황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제주도를 비롯해 관광업계는 감염병 도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국내선 항공과 항만에서도 발열 여부를 감시하는 열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입도객 전체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제주 지역 호텔·렌터카·테마파크 등은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리고, 손소독제 등을 구비해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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