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심사도 마무리됐다. 유료방송 시장은 1위 KT를 포함해 이제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됐다. KT 계열 점유율 31.3%, LG유플러스 계열 24.7%, SK텔레콤 계열 24.0%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올해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전개될 통신 3사별 미디어 전략을 살펴본다.
KT가 독주하던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변동이 일어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확고했던 KT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KT는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를 인수해 1위 굳히기에 나서고 싶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완전히 일몰되지 않아 발목이 잡힌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KT가 이렇다 할 전략을 추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합산규제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해 한 사업자가 시장점유율 33.3%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제다. 이 규제는 2015년 일몰제로 도입됐다가 2018년 6월에 일몰은 됐지만, 현재까지 국회에서 재도입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합산규제가 완전히 일몰되면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딜라이브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6.3%인데, M&A가 추진되지 않은 케이블TV 업체 중 가장 높다.
이미 지난 2018년 KT는 M&A 대응팀에서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 당시 KT는 딜라이브를 인수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합산규제 재도입 철폐가 확정되지 않아 제동이 걸렸다.
최근 유료방송 시장은 M&A가 활발히 일어나는 분위기가 자리 잡히는 추세다. 지난 2015년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의 인수를 시도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하지만,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지난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케이블TV M&A는 큰 걸림돌 없이 마무리됐다.
현재 합산규제가 일몰된 만큼 인수합병에 법적 문제는 없다. 국회가 합산규제 재도입 대신 사후규제로 방향을 정하면 KT의 딜라이브 M&A는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는 3월 예정된 KT 주주총회에선 구현모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주주들의 승인을 얻고 KT CEO로 공식 취임하고 4월 총선이 종료되는 시점에 구체적인 M&A 청사진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구현모 CEO는 지난 13일 신년인사회에서 KT의 경영 방향과 관련해 "2월 중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회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안건이 통과될 경우 KT는 즉각적으로 딜라이브 M&A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