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지난 1일부터 화난시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역학조사 결과 585개 조사표본 중 33개 표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주목할 점은 이 중 93.9%에 달하는 31개 표본이 화난시장의 서쪽 구역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질병통제센터 설명에 따르면 화난시장은 남북으로 뻗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쪽 구역과 동쪽 구역으로 나뉘는데, 서쪽은 야생동물 거래 가게가 밀집해 있는 구역이다. 화난시장이 겉으로는 ‘수산물도매시장’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식용 야생동물을 불법 거래하는 시장이었던 것이다.
질병통제센터는 ”야생동물 판매 가게가 특히 몰려 있는 7, 8번 거리에서만 14개 양성 표본이 나왔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야생동물 거래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게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래 박쥐에게 기생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비위생적인 화난시장에서 다른 야생동물을 중간 숙주로 삼아 변이되면서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야생동물 거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24일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자문기구인 중국과학원 회원 19명이 야생동물 거래의 전면 근절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스 때와 마찬가지로 우한 폐렴의 근원지가 야생동물 시장으로 지목됐다”며 “식용 목적의 야생동물 거래를 통제하고 근절하는 것은 생태 보호뿐 아니라 공공위생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뒤늦은 조치를 마련했다. 앞서 26일 중국 시장감독총국과 농업농촌부, 국가임업국 등 3개 부처는 이날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서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발표 직후부터 시행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끝날 때까지 효력이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