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판매한 中 화난시장서 ‘신종코로나’ 대거 검출

2020-01-27 16:56
  • 글자크기 설정

중국 당국 첫 조사결과…발원지 유력 증거

당국, 때늦은 야생동물 거래 금지 조치 내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거 검출됐다고 중국 보건 당국이 공식 발표했다. 식용 야생동물을 대량으로 키우고 도살해 판매하던 곳으로 알려진 화난시장이 ‘우한 폐렴’의 진원지임이 확인되면서 중국의 야생동물 거래 문화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가 지난 1일부터 화난시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역학조사 결과 585개 조사표본 중 33개 표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주목할 점은 이 중 93.9%에 달하는 31개 표본이 화난시장의 서쪽 구역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질병통제센터 설명에 따르면 화난시장은 남북으로 뻗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쪽 구역과 동쪽 구역으로 나뉘는데, 서쪽은 야생동물 거래 가게가 밀집해 있는 구역이다. 화난시장이 겉으로는 ‘수산물도매시장’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식용 야생동물을 불법 거래하는 시장이었던 것이다.

질병통제센터는 ”야생동물 판매 가게가 특히 몰려 있는 7, 8번 거리에서만 14개 양성 표본이 나왔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야생동물 거래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다만 질병통제센터는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야생동물을 아직 특정하지는 못했다.

중국 과학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게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래 박쥐에게 기생하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비위생적인 화난시장에서 다른 야생동물을 중간 숙주로 삼아 변이되면서 인간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야생동물 거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24일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자문기구인 중국과학원 회원 19명이 야생동물 거래의 전면 근절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게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스 때와 마찬가지로 우한 폐렴의 근원지가 야생동물 시장으로 지목됐다”며 “식용 목적의 야생동물 거래를 통제하고 근절하는 것은 생태 보호뿐 아니라 공공위생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뒤늦은 조치를 마련했다. 앞서 26일 중국 시장감독총국과 농업농촌부, 국가임업국 등 3개 부처는 이날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서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발표 직후부터 시행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끝날 때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화난수산물도매시장 [사진=신랑망 캡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