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체 IMA아시아 이사 리처드 마틴은 20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1년 동안 합의안이 유지될 확률이 50%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절반의 가능성으로 합의안이 깨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틴은 합의안이 2년간 유지될 가능성은 25%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마틴은 이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로 과거 사례에 비춰보았을 때 정부 주도로 이뤄진 무역 합의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을뿐더러, 합의안은 서명한 당사국들이 탈퇴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예전 사례로 보았을 때 국가주도의 무역합의들이 거둔 성적은 초라했다"면서 "정부가 물건을 얼마나 어떻게 사느냐를 정하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것은 시장에 맡겨야 하는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합의한 내용을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고, 미국이 이에 대해 대응 규제를 가한다면 중국이 합의안에서 탈퇴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마틴은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로 구성된 포럼을 운영하는 IMA 아시아의 고객들도 이번 무역합의안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지난 17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 합의안에 대한 우려를 밝힌 적이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무역합의안 서명은) 확실히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경제 대국인 양국 간의 모든 복잡한 이슈가 해결된 것이 아니며, 무역 시스템에서 논의해야 하는 근본적 질문들도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무역 긴장으로 인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0.8%, 7,000억 달러 줄어들었을 것"이라면서 "이 중 3분의 1만이 관세에 기인한 것이고, 더 많은 부분은 기업 투자 둔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이 글로벌 경제의 단기적 불확실성이 줄였다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불확실성이 다소 줄었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며 무역 정전은 무역 평화와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마틴은 "(합의안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많이 제거했다"면서 "그동안 여러 기업이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미뤄왔던 결정들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