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나라가 올인하는 중국 AI…삼성·SKT, 함께 달려야 따라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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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그룹 차원서 AI 역량 강화에 '올인'

국내 기술력 여전히 부족…제도적 지원 절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개방형 혁신'에 나선다. 양사가 맞손을 잡은 가장 큰 이유는 AI 분야에서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 전격 회동한 것도 이러한 위기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오른쪽)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0' 삼성전자 부스에서 차량용 콕핏(Cockpit)에 탑승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7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0'의 최대 화두는 AI다. CES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글로벌 IT 공룡들이 모여 혁신기술을 뽐내는 무대가 됐다. IT 공룡들이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들도 AI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서 관련 사업을 챙길 정도다.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와 함께 AI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꼽았다. 현재 한국은 물론 미국과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5개국에 7개 AI 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다. AI 인재의 영입도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세바스찬 승 교수(미 프린스턴대), 위구연 교수(하버드대), 다니엘 리 교수(코넬공대) 등 세계적인 AI 석학들을 잇따라 영입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경영 활동을 재개한 이후 글로벌 석학은 물론 글로벌 업계 경영진을 만나며 AI 전략 세우기에 고심을 거듭했다. 2018년 11월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를 만났고, 지난해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AI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룹 총수인 최 회장은 '딥 체인지(Deep Change)'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AI를 주목하고 기술 육성에 '올인'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국 시카고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해 "세상을 바꿀 기술을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은 AI"라며 "앞으로 5년 안에 엄청난 속도와 강도로 AI의 임팩트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도 전사적 차원에서 AI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18년에는 애플에서 AI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개발한 김윤 박사를 AI리서치센터장으로 영입했다. SK텔레콤은 AI리서치센터를 AIX센터로 개편하며 조직을 확대했다. 사업별로 나눠진 기술 지원 기능을 AIX센터로 통합해 모든 사업의 중심에 AI를 두기로 했다.

또한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NUGU)를 담당하는 AI서비스단을 사장 직속으로 개편했다. AI 전문가 이현아 단장에게 AI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임무를 부여했다. 이를 통해 누구는 국내 최다 월간 실사용자 약 670만명을 확보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한국 기업들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는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 AI 기술력은 선진국과의 격차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박정호 사장은 고동진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AI 기술력은 글로벌 업체들과 상대하기엔 아직 부족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도 전 세계 AI 핵심 인재 500명 중 한국인은 7명에 불과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AI 핵심인재는 미국이 73명, 중국이 65명 등 기술을 선도하는 주요 국가에 비해 한국은 현저히 낮은 숫자다. 미국과의 기술력 격차도 최소 2년 이상 벌어졌다. AI 기술 격차 2년은 사실상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한 IT 전문가는 "중국이 정부 주도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인재 양성에 나서는 사이, 제도적 지원이 없는 국내 민간기업들이 고군분투하는 형국"이라며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를 놓치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은 영영 되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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