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영향으로 대어급 기업들의 IPO가 실종된 탓이다. 그래도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업종 다양화를 이끌었다. 새내기 상장사들의 수익률도 양호했다.
◆올해 공모 규모 지난 5년 평균보다 24%↓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내 IPO시장의 평균 공모 규모는 4조9967억원이다. 해마다 평균 71.6개(스팩합병 제외) 기업이 증시에 상장했다. 그리고 올해 총 공모 규모는 3조8109억원으로 75개 기업이 상장을 끝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규모도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롯데리츠로, IPO를 통해 429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어 한화시스템(4025억원), 지누스(2114억원), 현대오토에버(1684억원) 순으로 공모 금액이 컸다.
올해 1조원 이상의 공모자금을 모집한 기업은 없었다. 최근 5년간 IPO 규모가 가장 컸던 해는 2017년이다. 공모금액 1조원 이상 기업들의 상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2015년 이후 중소형 기업들의 IPO가 늘었고, 2017년 한 해 동안 코스닥시장에 3조3700억원이 몰렸다.
그러나 이듬해엔 공모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한 해 동안 2조8198억원을 공모하는 데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3.98% 줄었다. 당시 유가증권시장에 몰린 공모금액은 9166억원에 불과했다.
전 세계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탓이다. 여기에 회계감리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미뤘다.
◆올해 전체 상장사 중 25%는 바이오기업
IPO시장의 중심이 반도체, 자동차 업종에서 바이오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7년에는 반도체, 자동차 등 4차 산업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반도체 업종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18년에는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25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다. 올해도 바이오 기업들이 증시에 대거 입성했다. 올해 전체 상장기업 중 25%인 19곳이 바이오 기업이었다.
다만, 기술특례상장을 통한 비(非)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이 늘면서 업종 다양화가 이뤄졌다. 사업모델 기반의 플리토(플랫폼), 캐리소프트(콘텐츠기업)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례상장 1호 기업인 메탈라이프 등은 기술특례제도를 통해 시장에 들어왔다.
스마트팜, 여행,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상장했다. 투자자들도 비 바이오 업체들의 상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임상 실패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낮아진 탓이다.
가장 관심이 컸던 곳은 메탈라이프로 무려 1397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소프트웨어 기업인 이지케어텍(1272대1), 기계 제조업체 대모(1268대1), 육가공업체 마니커에프엔지(1216대1), 소프트웨어기업 티라유텍(1164대1) 등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또 새내기 상장사들의 수익률은 좋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펙을 제외한 올해 신규상장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 평균은 27.4%로 2014년 이후 가장 높다"며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수익률 평균은 95.8%로 2010년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다.
이어 "IPO 이후 1개월, 3개월, 6개월 공모가 대비 종가 수익률 평균은 각각 91.6%, 74.6%, 61.3%"라며 "수익률은 올해 국내 증시가 나빴던 탓에 시간이 갈수록 하락했지만, 기간 수익률을 예년과 비교하면 2010년, 2014년에 비견할 만한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