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은 12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유니폼을 공개했다. MLB 유일한 캐나다 구단인 토론토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를 연고로 하고 있다.
토론토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사진에는 류현진의 성 ‘RYU’와 함께 99번이 블루제이스 유니폼에 박혀있다. 1977년 이후 42년 동안 토론토에서 99번을 단 선수는 류현진이 처음이다. 캐나다에서 99번은 특별하다. 캐나다는 북쪽이라 추운 지방이다. 그래서,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아이스하키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등 번호가 바로 99번이다. 이 번호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2000년 2월 7일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모든 구단에서 사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번호가 된 것. 그만큼 캐나다인에게는 아무에게나 부여하지 않는 숫자다. 류현진은 꽉 찬 99번을 받았다.
토론토 행을 성사시킨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입단식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류현진을 지켜봤다. 그는 99번에 대해 “캐나다에서 뛴 최고의 야구 선수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며 “캐나다가 99번을 LA에 빌려줬었는데 이번에 류현진이 99번을 다시 캐나다로 가져왔다"고 웃음을 띠었다.
류현진과 99번은 의미가 깊다. 2006년 한국프로야구(KBO)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그는 15번을 배정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대성이 MLB 뉴욕 메츠에서 돌아오면서 15번을 반환했고, 99번을 받았다. 운명처럼 이 번호는 그에게 행운의 숫자가 됐다. 2013년 MLB에 진출한 그는 7년 동안 99번을 유지했다. 현역 선수 중 가장 오랫동안 달고 있는 것으로 토론토가 그 명맥을 이어줬다.
99번 간 대결도 화제다. 토론토는 MLB AL(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해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 등 전통의 강호들이 포진해 있는 이 지구에서 양키스의 99번 ‘괴물 타자’ 에런 저지와의 대결도 큰 흥행 카드로 떠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