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건강한 플랫폼 생태계 조건

2019-12-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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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 융합산업학과 교수

승객은 플랫폼에서 택시·버스·지하철·기차·항공·선박 등 교통수단에 탑승하고, 요금을 지불하면 원하는 장소까지 갈 수 있다. 인파가 몰리는 플랫폼 근처에는 신문이나 잡지·과일·커피·음료·먹거리 등을 판매하는 크고 작은 상점이 조성되어 있고, 즐비하게 놓인 다양한 광고가 눈에 띈다. 플랫폼을 오가는 이해관계자는 가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에서 무수한 재화의 교환이 일어나고 거래가 활성화돼 가치를 창출한다. 이 플랫폼이 휴대폰, 컴퓨터로 들어왔다.

세계를 이끄는 기업은 연결을 핵심가치로 하는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를 한다. 기업이 구축한 네트워크에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참여하도록 만든 수익모델이다. 세계 곳곳에 공장을 가진 지멘스, GE, 엑손모빌의 시가총액은 공장이 없는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테슬라, 알리바바, 바이두, 우버,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기업에 밀리고 있다. GE는 2018년 111년간 자리를 지켰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구성 종목에서 퇴출되었다. 강력한 혁신기업인 GE도 창조의 물결을 선도하는 신생 플랫폼에 밀린 것이다.

플랫폼은 세상의 변화를 잘 헤쳐 나가는 힘을 지니고 있다. 유통비용을 거의 쓰지 않고 산업지형을 바꾼다.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가치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되고 경쟁에서 밀린다. 아마존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매장이 있다는 홍보 전략에 따라 적자를 감수하면서 월급을 주지 않아도 물건을 파는 로봇을 개발해 월급을 주며 판매하는 월마트를 꺾었다.

플랫폼은 정보 비대칭성의 한계를 극복해 시장 진입의 기회를 열어준다. 기회와 가치의 불균형을 가져와 상대적으로 불리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던 소비자의 애로를 해소한다.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가 창조와 혁신의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의 힘을 보여준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양면 네트워크 플랫폼이 가치창출 환경을 만들어 서로의 성공을 도와준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 융합산업학과 교수[사진=중소기업학회]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데이터에 기반하여 정보를 나눠주는 양면 네트워크를 보유한 플랫폼으로 다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를 주고받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으며, 구글은 검색하면 알고 싶은 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

플랫폼은 수억명에 이르는 사용자라는 군중에 힘입어 살아간다. 글로벌 연결망을 펼치는 플랫폼의 확산과 성장을 통해 군중의 상호작용을 지원하고 군중의 힘을 구조화하여 모으는 역할을 한다. 군중의 지식과 전문성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군중의 신뢰성을 쌓고 규모와 다양성 측면에서 제어가 어려운 군중 집단의 판단을 이끌어낸다.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번영하려면 플랫폼의 생태계가 건강해야 한다. 플랫폼 생태계는 사용자와 보완자 등의 구성원과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건강한 생태계란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이들이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만들면서 적절한 수익을 배분하면서 성장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건강한 숲을 가꾸기 위해 충분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듯, 플랫포머는 보완자와 적절하게 수익을 배분하고 성장을 도와야 한다. 미래의 변화는 개개인의 판단이 중요하므로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해져 있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의 기회를 넓히려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작은 아이디어를 새로운 시장이나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혜안과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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