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은 육십간지 중에서 서른일곱번째 해이다. 천간인 경(庚)은 '희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고, 지지인 자(子)는 쥐띠를 뜻한다. 따라서 2020년은 흰쥐띠 해이다.
쥐는 다산(多産)과 근면, 부(富)와 재물을 상징한다. 동물들의 질주에서 열심히 뛴 소의 머리에 앉아있다가 뛰어내려 1등을 차지한 지혜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흰쥐는 상서로운 쥐를 가리킨다. 쥐의 우두머리다. 현실적으로 '흰쥐'는 실험용 쥐를 가리켜 희생양의 상징처럼 되었지만, 그 실험이라는 점도 가만히 살펴보면 누군가를 위해 선구가 되는 일이기도 하다. 흰쥐는 쥐들을 보호하며 안전한 곳으로 이끌고 여러 가지 위험 속에서도 잘 적응해내며 살아남는 능력이 남다르다. 지진이 일어나면 그 낌새를 알아채고 가장 먼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쥐떼다.
총명(聰明)이라는 말의 원래 뜻은 귀가 밝다는 의미이며, 한번 들은 것을 놓치지 않는다는 상황판단력과 기억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흰쥐의 지혜와 용기와 생존능력은 경자년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2020 위기설이 예고된 상황이니, 복합적인 리스크를 타개하기 위한, '흰쥐의 청력과 판단력, 그리고 행동력'이 절실하다. 지도자는 잘 듣고, 국민은 잘 뛰고, 국가는 좋은 결과물을 풍성하게 생산하도록 노력하면 으뜸 흰쥐의 미덕을 실천하는 셈이다.
장철문 시인의 동화 '흰쥐 이야기'는 2006년에 쓴 것이지만 마치 우리의 내년을 예언해놓은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경색된 정치 경제 외교 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출구를 찾아야 하는 때인지라 예사롭지 않다.
내용은 이렇다. 낮잠을 자는 할아버지 코에서 호로록 소리가 난다. 옆에서 바느질하던 할머니가 돌아보니 할아버지 콧구멍에서 하얀 생쥐 한마리가 쪼르르 나오는 게 아닌가. 할머니가 놀라서 지켜보니 생쥐는 방문을 나가서 어디론가 달려간다. 할머니는 궁금해서 생쥐를 따라간다. 너무 작은 쥐인지라 낙숫물 때문에 건너지 못하고 망설일 때 할머니는 바느질하던 자를 가져와 다리를 놔준다. 그러더니 쥐는 마구 달려 골목 논둑 마을 산길을 지나 돌담으로 쏙 들어가는 게 아닌가.
쥐가 나오지 않자 할머니는 돌아와 바느질을 계속하는데, 생쥐가 돌아와 다시 할아버지 콧구멍으로 속 들어간다. 할아버지는 그제서야 깨어나 꿈 얘기를 한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이끌고 흰쥐가 들어간 곳을 가보자고 한다. 마침내 찾은 돌담 속에는 황금항아리가 있었다. 동화는 재물을 가져다주는 부지런한 쥐의 상징적인 의미를 재미있게 살려냈다. 흰쥐의 2020년이 이 나라를 위해서도 난국을 타개할 길을 안내해주길 기대해본다.
이상국 논설실장
총명(聰明)이라는 말의 원래 뜻은 귀가 밝다는 의미이며, 한번 들은 것을 놓치지 않는다는 상황판단력과 기억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흰쥐의 지혜와 용기와 생존능력은 경자년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2020 위기설이 예고된 상황이니, 복합적인 리스크를 타개하기 위한, '흰쥐의 청력과 판단력, 그리고 행동력'이 절실하다. 지도자는 잘 듣고, 국민은 잘 뛰고, 국가는 좋은 결과물을 풍성하게 생산하도록 노력하면 으뜸 흰쥐의 미덕을 실천하는 셈이다.
내용은 이렇다. 낮잠을 자는 할아버지 코에서 호로록 소리가 난다. 옆에서 바느질하던 할머니가 돌아보니 할아버지 콧구멍에서 하얀 생쥐 한마리가 쪼르르 나오는 게 아닌가. 할머니가 놀라서 지켜보니 생쥐는 방문을 나가서 어디론가 달려간다. 할머니는 궁금해서 생쥐를 따라간다. 너무 작은 쥐인지라 낙숫물 때문에 건너지 못하고 망설일 때 할머니는 바느질하던 자를 가져와 다리를 놔준다. 그러더니 쥐는 마구 달려 골목 논둑 마을 산길을 지나 돌담으로 쏙 들어가는 게 아닌가.
쥐가 나오지 않자 할머니는 돌아와 바느질을 계속하는데, 생쥐가 돌아와 다시 할아버지 콧구멍으로 속 들어간다. 할아버지는 그제서야 깨어나 꿈 얘기를 한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이끌고 흰쥐가 들어간 곳을 가보자고 한다. 마침내 찾은 돌담 속에는 황금항아리가 있었다. 동화는 재물을 가져다주는 부지런한 쥐의 상징적인 의미를 재미있게 살려냈다. 흰쥐의 2020년이 이 나라를 위해서도 난국을 타개할 길을 안내해주길 기대해본다.
이상국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