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토레지스트 한국 수출 허가기간 3년으로 연장”
일본 경제산업성은 20일 한국에 수출되는 반도체 소재인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감광제)의 수출심사와 승인 방식을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변경하는 개정령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일본 기업이 EUV용 감광제를 한국에 수출할 때 그간 6개월에 그쳤던 허가 기간이 3년까지 늘어난다. 완화 조치는 공고 즉시 시행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일본 기업과 상당 기간 거래해온 국내 수요기업은 별다른 문제없이 일본산 감광제를 수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간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던 ‘한국으로 수출시 계약마다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허가 기간이 늘어난 건 긍정적이나, 개별 허가 건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만큼 실효성이 크지는 않을 것”며 “전에 비해 상황이 나아진 건 맞다”고 말했다.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업체가 제한적이라는 단점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은 혜택을 볼 수 있겠으나, 규모가 작은 업체는 전과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라며 “상황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아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 청와대 “근본적 해결방안으로는 미흡”
한국 청와대는 “양국 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가 자발적으로 취한 것인 만큼, 일부 진전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으로는 미흡하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의 범위가 좀 더 넓었으면 좋겠다. 좀 더 속도를 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일 양국 정부는 내달 중국에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정상회담 등을 열고 강제 징용과 수출규제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추가적인 완화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 조치를 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 적극적인 대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 강화에 들어갔다. 이어 한국을 수출관리 우대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그룹A)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도 개정해 8월 28일부터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