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개척자’, ‘맨 땅에 헤딩하는 경영자'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을 일컫는 말이다. 국내에서 전시문화산업이란 개념조차 없던 1988년, 박 회장은 후배 5명과 함께 전시‧컨벤션 업체인 시공테크를 창업했다. 그해 88 서울올림픽 전야제에서 서울 여의도 63빌딩 외벽에 레이저쇼를 성공시키며 유명세를 탔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박 회장의 오뚝이 근성과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통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여수세계박람회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전시문화공간은 시공테크의 손길을 거쳤다.
특히 시공테크는 전시문화기업 중 최초로 전시문화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아이템 개발에 적극 투자했다. 현재 국내특허 64건, 해외특허 27건, 실용신안 8건, 디자인등록 28건, 상표등록 11건 등 많은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엔 영국‧독일 등과 경쟁해 900억원 규모의 카자흐스탄 엑스포 수주에 성공, 전시산업 수출의 포문을 열었다.
업계에서 시공테크와 ‘최초’ 기록은 한몸으로 여겨진다. “책 읽는 데 돈 아까워하지 말라. 다양한 잡지나 서적을 찾아서 읽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그의 평소 지론이 이런 성과 달성에 큰 힘이 됐다는 게 회사 내 평가다.
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도 ‘폭 넓은 독서’를 주문한다. 각 팀별로 과학, 생물, IT 등 여러 분야의 책을 150여권씩 배포하며 두어달에 한 번씩 서로 의견 공유의 장을 마련한다. 그가 직원들 사이에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로 통하는 이유다.
2019년, 사업을 시작한 지 31년째다. 현재 박 회장은 시공문화, 아이스크림미디어, 아이스크림에듀 등 계열사를 거느리는 시공그룹의 수장이 됐다. 5명의 직원을 뒀던 기업은 9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견기업이 됐다. 특히 20여 년 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뛰어들었던 디지털 교육사업은 초등학생용 디지털 학습 프로그램 ‘아이스크림 홈런’으로 대박을 쳤다. 이제 그룹 매출액은 300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 박 회장은 전시 공간에 가상‧증강현실(VR‧AR)과 3D(3차원) 애니메이션 등을 적용해 시공테크가 직접 만든 ‘체험형 콘텐츠’ 테마파크를 선보일 방침이다.
그는 시공테크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지금까지 시공테크가 일종의 용역을 수행하는 업체였다면 이젠 직접 땅을 사서 첨단 기술과 각종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를 만들려고 한다”며 “‘글로벌 콘텐츠 공급자’로서 전시·교육 등 콘텐츠 분야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석 시공그룹 회장 프로필
△1948년 전남 보성 출생
△순천고 졸업,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학사
△1977~1978년 율산실업 대표
△1988년 시공테크 대표
△1994~2008년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이사장
△2004~2007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2005~2007년 코스닥협회 회장
△2006년 시공미디어 대표
△2008~2009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2019년 아이스크림미디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