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시민권법 개정이 "1000% 옳은 조치"라고 적극 옹호하면서 반대 여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 곳곳에서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가 15일까지 닷새째 이어졌다. 당초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맞댄 북동부 지역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제 동부 웨스크벵골, 수도 뉴델리, 금융 중심지 뭄바이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번 시민권법 개정안은 이슬람교를 믿는 이웃 3개국(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넘어온 힌두교, 시크교, 불교, 기독교도 불법 이민자에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정안은 지난 10일 연방 하원에 이어 12일에 상원을 통과했다.
또 무슬림 불법 이민자는 시민권 부여 대상에 해당되지 않으면서 종교에 기반한 차별을 조장, 인도의 건국 이념인 세속주의를 위협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유엔(UN)은 이번 개정안이 "근본적으로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뉴델리에서는 15일 시민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수천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버스와 자동차,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면서 시위 수위를 한층 높였다. 경찰은 시위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를 발포하고 곤봉을 휘둘렀다. 뉴델리 시위에서만 부상자가 100명이 넘었고, 시위 인근 지하철역 4곳이 폐쇄됐다.
특히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접한 아삼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당초 15일 이곳을 방문하려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문 일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선 통금령이 내려졌고 인터넷도 끊겼다.
그러나 이 같은 저항에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는 법안 개정을 강력히 옹호했다. 그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서 소수 집단이라는 이유로 고통받는 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삶을 증진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모디 총리는 또 인도국민회의(INC) 등 야권이 시민권법 개정 시위를 지원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아 야권의 항의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