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산과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꿈을 이뤘다. 드넓은 바다와 목포를 대표하는 유달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비경은 황홀했다. 지난달 찾은 전남 목포에는 낭만이 가득했다.
◆목포해상케이블카···유달산과 다도해가 한눈에
지난 9월 6일 개통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달 8일에는 개통 3개월 만에 탑승객 50만명을 돌파했다. 평일에는 4000~6000명, 주말에는 1만명 이상이 탑승하고 있다.
직접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보니 많이 찾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목포 자연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3곳으로 북항-유달산-고하도 승강장으로 연결된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국내 최장인 3.23㎞로 왕복 40분이 걸린다. 40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목포 해상케이블카 왕복비용은 일반 캐빈이 2만2000원,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크리스털 캐빈이 2만7000원이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유달산은 황홀했다. 북항 승강장을 떠난 케이블카는 유달산 북쪽 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해 힘차게 올라갔다. 속도가 제법 빨랐다. 왼쪽에서는 목포 구도심이, 오른쪽에서는 유달산이 아름다움을 뽐냈다.
기묘한 바위들로 이뤄진 유달산은 그야말로 웅장했다. 산 정상에 자리 잡은 유달산 승강장에서 내려 잠시 휴식을 취했다. 케이블카 덕분에 등산하지 않고도 목포 최고(最高) 전망대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다. 국내 최고인 155m까지 올라갈 때는 그야말로 짜릿했다.
유달산은 특별하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얼이 깃들어 있다. 유달산에는 60m짜리 바위산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이 봉우리에 짚과 억새풀을 엮어 만든 이엉을 덮었다. 군량미를 쌓아놓은 큰 노적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왜적들은 이를 보고 도망쳤다. 이후 이 봉우리는 노적봉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유달산에서 고하도 승강장으로 향할 때는 오른쪽으로 목포대교가 보였다. 목포대교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촬영지이다. 두 마리 학을 연상케 하는 목포대교를 하늘에서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2012년 6월 목포대교가 개통하기 전까지는 고하도에 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케이블카 개통으로 이제는 ‘하늘길’이 열린 것이다.
승강장에 내리면 고하도를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고하도에도 충무공 얼을 느낄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판옥선 13척으로 명량대첩에서 승리한 뒤 고하도에서 106일간 전열을 가다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하도 전망대는 이순신 장군 판옥선 모형 13척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려 만든 것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목포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케이블카 역시 낭만적인 일몰을 선물했다. 황홀했다.
◆주민들 삶이 녹아있는 서산동 시화골목
시화골목은 서산동 보리마당 근처에 위치해있다. 유달산 서쪽이라 서산동이고, 보리밭이 많았던 동네라 ‘보리마당’이라고 불렸다.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정착한 이곳 보리마당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목포 지역 경제 중심지였다. 많은 주민이 어선을 가지고 있어 물고기를 잡거나 항구에서 하역작업을 해 큰돈을 벌었다. 목포 부흥 한 축에서 지금은 신도심 상권에 밀려났지만 ‘예술골목’으로 이제는 거듭나고 있다.
시화골목에는 서산동에 얽힌 희로애락이 시와 그림으로 전시돼 있다. 마을 주민들은 물론 목포 출신 문학인도 대거 참여했다. 문학인들이 주로 옛 보리마당 정취를 추억한 반면 할머니들은 자신이 산 인생을 시에 담았다.
‘터미널에서 33년간 일했제. 일 끝나고 어울려 논 것이 제일 재밌었제.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목포의 눈물, 완행열차 불렀제. 팔자에 타고난 고생. 그래도 그때가 즐거웠제.‘/ ‘형편 어려어서 자식 공부도 못시키고. 건축일하는 남편마저 일찍 가 버렸으니. 지금 남은 것은 지팡이 짚고 다니는 불편한 손. 차라리 내가 죽는 것이 자신들이 편하겠지.‘ 임정순 할머니와 황낭심 할머니가 쓴 시에는 그분들 인생이 듬뿍듬뿍 묻어나 있었다.
곳곳에 아름다운 그림과 시가 가득한 시화골목은 세 갈래로 나뉜다. 보리마당에서 첫째 골목, 둘째 골목, 셋째 골목으로 출발지를 선택할 수 있다. 각각 골목은 100m 남짓으로 짧아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전부 둘러보아도 좋다. 힘들이지 않고 한 골목만 보고 싶다면 보리마당까지 택시를 타고 와 시를 감상하며 내려올 수도 있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작은 카페들도 존재한다. 고즈넉한 카페 월당에서는 목포항이 한눈에 보인다. 푹 끓인 진한 대추차는 여행이 주는 피로를 완전히 잊게 해줬다.
시화골목 세 개가 만나는 아랫마을에는 영화 ‘1987’ 촬영지였던 ‘연희네 슈퍼’가 있다. 극중 연희(김태리 역) 삼촌(유해진 역)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진상을 알리고자 비밀스럽게 거사를 준비하던 곳이다. 슈퍼 안에 있는 1980년대 물건들이 새롭다. 청자·아리랑·거북선·한산도 등 옛 담배도 볼 수 있다. 레트로한 골목 분위기를 조금 더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근처 연희네 의상실에서 옛날 교복을 입어보자.
최근 목포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목포 근대역사관 1관이다. 지난 여름 인기를 끈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1900년 12월 지어진 일본영사관인데 광복 이후 목포시청과 시립도서관, 문화원으로 사용했다. 2014년부터는 근대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다. 1897년 개항부터 일제강점기 시대 근대역사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목포해상케이블카···유달산과 다도해가 한눈에
지난 9월 6일 개통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달 8일에는 개통 3개월 만에 탑승객 50만명을 돌파했다. 평일에는 4000~6000명, 주말에는 1만명 이상이 탑승하고 있다.
직접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보니 많이 찾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목포 자연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3곳으로 북항-유달산-고하도 승강장으로 연결된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국내 최장인 3.23㎞로 왕복 40분이 걸린다. 40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목포 해상케이블카 왕복비용은 일반 캐빈이 2만2000원,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된 크리스털 캐빈이 2만7000원이다.
기묘한 바위들로 이뤄진 유달산은 그야말로 웅장했다. 산 정상에 자리 잡은 유달산 승강장에서 내려 잠시 휴식을 취했다. 케이블카 덕분에 등산하지 않고도 목포 최고(最高) 전망대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다. 국내 최고인 155m까지 올라갈 때는 그야말로 짜릿했다.
유달산은 특별하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 얼이 깃들어 있다. 유달산에는 60m짜리 바위산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이 봉우리에 짚과 억새풀을 엮어 만든 이엉을 덮었다. 군량미를 쌓아놓은 큰 노적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왜적들은 이를 보고 도망쳤다. 이후 이 봉우리는 노적봉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유달산에서 고하도 승강장으로 향할 때는 오른쪽으로 목포대교가 보였다. 목포대교는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촬영지이다. 두 마리 학을 연상케 하는 목포대교를 하늘에서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2012년 6월 목포대교가 개통하기 전까지는 고하도에 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케이블카 개통으로 이제는 ‘하늘길’이 열린 것이다.
승강장에 내리면 고하도를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다. 고하도에도 충무공 얼을 느낄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판옥선 13척으로 명량대첩에서 승리한 뒤 고하도에서 106일간 전열을 가다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하도 전망대는 이순신 장군 판옥선 모형 13척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려 만든 것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목포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케이블카 역시 낭만적인 일몰을 선물했다. 황홀했다.
시화골목은 서산동 보리마당 근처에 위치해있다. 유달산 서쪽이라 서산동이고, 보리밭이 많았던 동네라 ‘보리마당’이라고 불렸다.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정착한 이곳 보리마당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목포 지역 경제 중심지였다. 많은 주민이 어선을 가지고 있어 물고기를 잡거나 항구에서 하역작업을 해 큰돈을 벌었다. 목포 부흥 한 축에서 지금은 신도심 상권에 밀려났지만 ‘예술골목’으로 이제는 거듭나고 있다.
시화골목에는 서산동에 얽힌 희로애락이 시와 그림으로 전시돼 있다. 마을 주민들은 물론 목포 출신 문학인도 대거 참여했다. 문학인들이 주로 옛 보리마당 정취를 추억한 반면 할머니들은 자신이 산 인생을 시에 담았다.
‘터미널에서 33년간 일했제. 일 끝나고 어울려 논 것이 제일 재밌었제.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목포의 눈물, 완행열차 불렀제. 팔자에 타고난 고생. 그래도 그때가 즐거웠제.‘/ ‘형편 어려어서 자식 공부도 못시키고. 건축일하는 남편마저 일찍 가 버렸으니. 지금 남은 것은 지팡이 짚고 다니는 불편한 손. 차라리 내가 죽는 것이 자신들이 편하겠지.‘ 임정순 할머니와 황낭심 할머니가 쓴 시에는 그분들 인생이 듬뿍듬뿍 묻어나 있었다.
곳곳에 아름다운 그림과 시가 가득한 시화골목은 세 갈래로 나뉜다. 보리마당에서 첫째 골목, 둘째 골목, 셋째 골목으로 출발지를 선택할 수 있다. 각각 골목은 100m 남짓으로 짧아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전부 둘러보아도 좋다. 힘들이지 않고 한 골목만 보고 싶다면 보리마당까지 택시를 타고 와 시를 감상하며 내려올 수도 있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작은 카페들도 존재한다. 고즈넉한 카페 월당에서는 목포항이 한눈에 보인다. 푹 끓인 진한 대추차는 여행이 주는 피로를 완전히 잊게 해줬다.
시화골목 세 개가 만나는 아랫마을에는 영화 ‘1987’ 촬영지였던 ‘연희네 슈퍼’가 있다. 극중 연희(김태리 역) 삼촌(유해진 역)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진상을 알리고자 비밀스럽게 거사를 준비하던 곳이다. 슈퍼 안에 있는 1980년대 물건들이 새롭다. 청자·아리랑·거북선·한산도 등 옛 담배도 볼 수 있다. 레트로한 골목 분위기를 조금 더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근처 연희네 의상실에서 옛날 교복을 입어보자.
최근 목포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목포 근대역사관 1관이다. 지난 여름 인기를 끈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1900년 12월 지어진 일본영사관인데 광복 이후 목포시청과 시립도서관, 문화원으로 사용했다. 2014년부터는 근대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다. 1897년 개항부터 일제강점기 시대 근대역사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