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윤복남 변호사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 전환 절실"

2019-12-12 20:38
  • 글자크기 설정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윤복남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지식재산권 권리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져야 이를 보호하려는 노력도 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12일 만난 법무법인 한결의 윤복남 변호사는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사건을 전문으로 다룬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식재산권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서울대를 졸업한 윤 변호사는 기초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물리학도였다. 그렇다보니 물리 기술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본래 이런 기술을 보호하고 등록하는 변리사 시험을 준비했다. 그런데 사법고시에 먼저 합격한 것이다. 그 후 지식재산권, 개인정보보호, 미디어·정보통신 관련 분쟁을 전문적으로 맡고 있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미 세계 시장에서 기술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990년 이후 약 20년간 지식재산권 사용료 및 기술 라이선싱 시장은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를 기초자산으로 해 자금 조달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특허권, 저작권, 상표권 등을 담보로 대출을 하거나 유동화 해 자금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지식재산권에 대한 권리 보호는 요원하다.

윤 변호사는 “지식재산권에 관한 사건을 맡으면서 우리 사회가 지식재산권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특허 출원 수가 매년 늘고 있지만 창의적인 재료가 없고, 있더라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적다”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전 세계 산업재산권 국가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의 특허 출원 수는 21만개로 전 세계에서 4위에 해당한다. 궁극적으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최근엔 4차산업혁명과 함께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도 이를 지켜줄 보안장치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기술이 쉽게 유출되는 사례도 포착되고 있다. 윤 변호사는 “기술기반 기업의 경우 개발만큼이나 보호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만 비밀유지 등의 관리가 허술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 관계를 하는 데도 중소기업의 노하우를 인정하고, 이를 지켜주려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곳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다.

윤 변호사는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문화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극적이고 이를 지킬 수 있는 제도가 잘 마련됐다”며 “잃어버린 20년 속에서도 기술이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은 이런 문화가 잘 발달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벤치마킹과 카피캣 제품에 대한 규제가 느슨하다. 사회적으로도 벤치마킹을 통해 급성장 하다 보니 원천기술을 소유하기보다는 따라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윤 변호사는 “원천기술이나 창의력이 있는 기술을 높게 봐주는 풍토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며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기 위해선 지식재산권에 대한 투자와 이를 포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재산권 분야 외에 저작권 영역도 중요하다"며 "방탄소년단, 엑소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