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해 4월 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 시험 및 ICBM 발사 중지’를 결정했었다.
정 부의장은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ICBM 발사 도발 가능성에 대해 “북한으로서는 북·미 간 결사항전의 문제이기 때문에 ICBM 쏠 가능성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이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고 핵 보유국, 미사일 강국끼리 군축회담을 할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때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 발사 장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핵 실험은 추가적으로 할 필요가 없는 단계까지 온 걸로 본다. ICBM도 2017년 11월 29일 1만3000km까지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다음에는) 거리를 늘리거나 다탄두쪽을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이) 사정변경이 원칙을 들면서 사정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약속을 더 이상 지킬 수 없게 됐다는 명분을 내세워 ICBM을 발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해선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우주개발을 명목으로 ICBM 기술 고도화를 과시하고, 이를 다음 협상 카드로 쓰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미국 주도로 북한 비확산 유엔 안보리 회의가 열리지만, 사실상 이는 미국이 현재 대북 대응카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미국이 아무런 대응카드가 없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를 소집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가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거 그 이상으로 뭘 하겠냐”고 지적했다.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해선 핵 활동, ICBM 개발 재개 등 공격 위협도를 높이는 그런 실험을 심심찮게 하면서 미국이 조바심을 느끼고 협상에 나오도록 하는 고강도 ‘벼랑끝 전술’을 쓸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로 인해 남북관계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북·미와 남북 관계도 내년 연말까지 암울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기대치도 낮게 잡았다. 그는 “(북핵 문제 해법 마련과 관련) 한·중·일 정상회담에 기대 거는 경우도 있던데, 그런 날 (북한이) 꼭 사고를 친다”며 ‘미국독립기념일’을 언급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7월 4일 ICBM급 화성-14를 발사하고 이를 ‘오만한 미국인들에 대한 독립기념일 선물’이라고 칭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방중 기간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별도 양자 회담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