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기간 종료 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사업자에 대해 자격을 박탈하고, 세금 혜택 등을 환수하는 방안이 마련된다.
11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지난 9월 발의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수용하고, 법안이 통과되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법안은 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잠적한 경우 등록을 취소하는 내용을 제시했으나, 국토부는 임대사업자가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로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 보증금 반환과 관련한 각종 위원회 조정 내용이나 보증금 반환 소송 결과 등 임대사업자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확실한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취소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의견 개진으로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문위원도 이같이 법안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개정안은 다가구주택 등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 임차인이 요청하면 확정일자부에 기재된 주택의 대출금이나 보증금 등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현재로선 임대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임차인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아울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거나 월 임대료를 임대보증금으로 전환하는 등 계약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임대사업자가 납세증명서를 제공하면서 국세나 지방세 체납 사실을 설명하도록 하는 내용을 시행령에서 법률로 상향했다. 임대인이 관련 내용을 제대로 이행토록 의무화한 것이다.
현행법은 임대사업자가 등기부등본을 제공하면서 선순위 담보권 등에 관한 정보를 설명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임대사업자의 부도 등으로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 주택에 부과된 국세나 지방세가 임차인의 임대보증금보다 선순위로 배당된다.
개정안에는 거짓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한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취소하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홍근 의원은 "최근 다가구나 원룸 등을 중심으로 다주택 갭투자를 하는 임대인이 수억원의 보증금을 들고 잠적하거나 반환을 거부해 임차인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해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