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공공외교 단체 수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북 및 북·미 대화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인터뷰에 응한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 회장은 한반도 비핵화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자 회담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 경제적 보상 제공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권 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상업적 두뇌가 뛰어난 '최고경영자(CEO)형' 지도자"라며 "유럽에서 유학한 경력이 있어 서방 정치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에서 제공한 비행기를 타고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 가거나 북한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기간 싱가포르에 머문 것으로 그의 실용주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다"며 "과거 김일성·김정일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김 위원장은 영도자도 착오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북한 특색의 개혁·개방을 추진 중"이라며 "미국과 핵 문제를 잘 협상하고 경제 발전을 통해 정권 안정을 추구하는 게 김 위원장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철저한 비핵화를 요구하지만 김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와 핵 개발을 중단하며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다"며 "미국 등은 김 위원장의 내민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진 것은 한국 측의 경제적 보상이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권 회장은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개성공단과 금강간 관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데 실망한 것 같다"며 "북한에 실질적인 경제 지원을 했던 김대중 정부 때와 비교하며 불만스러워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여성과의 데이트를 예로 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만날 때마다 선물을 줬지만 문 대통령은 매번 빈손"이라며 "하루이틀은 괜찮겠지만 (그런 경우가) 잦아지면 상대에 대한 호감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인내심이 고갈되고 있는 만큼 조기에 경제적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권 회장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며 "연말이나 내년 봄까지는 남북 간에 구체적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동북아 평화철로 등 추진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 정치상황국장을 지낸 권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만약 개성공단 같은 공단이 3개만 만들어지만 남북 경제는 뗄레야 뗄 수 없고 더이상 전쟁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북·미 협상 결렬에 대비해 다자 대화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권 회장은 "만에 하나 북·미 대화가 실패할 경우 만회할 여지가 없게 된다"며 "한·중·일 및 6자 회담도 동시에 진행해 북·미 담판이 파열될 경우 주변국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신문주간은 "북한은 미국의 적대 정책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대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면서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미가) 직접 협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긴박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중도시우호협회는 외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한·중 지방정부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외교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