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관이 특화된 단지가 몸값도 높다. 수요자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단지 외관에 공을 들이는 아파트들이 분양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자, 건설사들의 외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외관이 화려할 경우 멀리서도 눈에 띄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변 랜드마크로서 주목도도 높다"면서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추후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광주광역시 '무등산자이&어울림'은 101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6524건이 접수돼 평균 40.0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주광역시 역대 최다 청약통장이 몰린 이 단지는 지역에서 보기 드문 커튼월룩을 도입해 외관에 차별화를 둬 수요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아파트 대표적인 외관 특화설계로는 커튼월룩이 있다. 커튼월이란 콘크리트, 벽돌로 마감되는 일반적인 외장재와 달리 유리나 금속재 판넬 등의 자재로 외벽을 마감한 공법을 말한다.
현대적이고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며 주로 초고층 단지에 적용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반면 벽면 전체가 유리나 금속으로 마감돼 겨울철 난방비 손실이 크고 관리비 부담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방식이 커튼월룩이다. 기존 아파트 건축공법과 동일하지만 외벽의 페인트 부분이 유리로 마감돼 창문을 열 수 있고, 냉난방 효율이 높아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이밖에도 많은 단지들이 외벽에 디자인을 입히거나 단지의 입구인 문주에 특화설계를 적용하는 등 차별화를 더하고 있다.
외관 특화 아파트의 상징성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KB부동산 시세 자료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래미안 첼리투스(2015년 7월 입주)' 전용면적 124㎡의 매매가 시세는 올해 11월 30억5000만원으로 올해 1월 27억원 대비 약 3억5000만원 올랐다.
부산광역시 남구 W(2018년 3월 입주) 전용면적 144㎡의 매매가 시세는 지난달 13억원으로 1월 11억7000만원 대비 약 1억3000만원 올랐다. 두 단지 모두 외관 특화설계를 적용한 대표 단지다.
새 아파트에는 높은 웃돈이 붙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도 과천시 '과천 위버필드(2018년 3월 분양)' 전용면적 84㎡의 입주권은 지난 10월 15억9643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10억7680만원) 대비 약 5억원 이상 올랐다. 해당단지는 입면에 커튼월룩을 적용했다.
부산광역시 수영구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 5블록(2017년 7월 분양)' 전용면적 84㎡의 분양권은 지난달 6억77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4억4380만원 대비 약 1억6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 단지는 전층 오픈 발코니를 엇배치하고 측면부에 커튼월을 적용했다.
업계 전문가는 "단지에 커튼월룩과 같은 외관 특화설계를 적용하려면 조합원들이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차별화를 통해 아파트 시세 등 가치 상승효과가 훨씬 큰 것을 알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는 조합이 많다"며 "고급 단지들이 차별화된 외관을 적용한 사례가 늘면서 외관 특화설계를 적용한 신규 단지들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 건설사들은 올해 외관특화 단지를 공급한다. 롯데건설은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동 일원에서 선보이는 주거복합단지 '서면 롯데캐슬 엘루체'를 분양 중이다. 커튼월룩을 적용해 차별화된 외관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이달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동 일원에서 주안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 191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40층 높이의 스카이라인이 한층 돋보일 수 있도록 웅장하고 화려한 외관디자인이 적용되며 남측향 위주 배치로 채광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