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8월 디지털세를 두고 협상하기로 했지만 뚜렷한 결론 없을 내지 못한 채 이번주 90일 협상 기한 만료를 맞는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7일 성명을 내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디지털세에 대한 조사를 완료해 내달 2일 그 결과와 함께 제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디지털세는 전 세계에서 디지털 서비스로 연간 7억5000만 유로(약 9738억원), 프랑스 내에서 2500만 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IT 기업에 프랑스 매출의 3%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과하는 게 골자다. 미국 IT 공룡들이 프랑스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현지에 고정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조치다. 한국에서는 주로 '구글세'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프랑스 디지털세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의 대표 기술 공룡들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하면서, 프랑스산 와인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해왔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프랑스산 와인 규모는 36억 달러(약 4조24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디지털세 도입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글로벌 경제가 데이터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물리적 거점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던 20세기 과세 원칙도 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모이고 있어서다. 영국은 글로벌 IT 공룡에 영국 내 매출의 2%를 세금으로 부과한다고 예고했고, 캐나다도 내년 프랑스의 디지털세를 본뜬 세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자국 안에 사업체가 없어도 자국에서 매출을 올리는 대형 다국적 기업들에 세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과세원칙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다자간 합의를 이끌고 있다. 미국 IT 공룡뿐 아니라 유럽 명품업체나 자동차 제조사 등 세계에서 연간 8억250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형 다국적 기업을 모두 과세 대상에 포함시켜 국가 간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OECD는 내년 1월까지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