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24일 올해 3분기 매출 1조9649억원, 영업이익 311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1%, 12.4% 늘었다.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가 영업이익 역시 역대 3분기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부문 중에서도 화장품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화장품 사업은 3분기 매출 1조1608억원, 영업이익 2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6%, 15.1% 증가했다.
특히, LG생활건강 간판 화장품 후와 숨은 실적 견인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후는 지난해 국내 단일 브랜드 매출 최초로 2조원을 넘겼으며, 올해는 2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가운데 매출 규모 2조원이 넘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 지난해 기준 프랑스 글로벌 브랜드 랑콤이 약 4조원 내외, 시세이도와 입생로랑이 2조원 미만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현재 후의 매출 규모는 에스티로더와 유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차세대 주자인 숨 매출은 1087억원으로 브랜드 매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초고가 라인 숨마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83%에 달했다.
숨은 단일 브랜드로만 놓고 보면 LG생활건강이 들인 공에 비해선 올해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다. 중국에서는 약 23% 신장했지만, 주력 제품인 워터풀 라인이 면세점에서 부진한 탓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출시한 로시크숨마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숨마 라인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면세점에 발을 들였으며, 4분기 숨의 면세점 성장률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중국 백화점 숨 매출에서 숨마 매출 비중은 40%에 달한다. 중국 내 숨 매출의 숨마 비중은 올 1분기 24%, 2분기 31%, 3분기 38%까지 확대됐다.
LG생활건강은 이런 기조에 따라 숨마 라인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 광군제(11월11일)에 앞서 중국 상하이 래플즈시티 중앙광장에서 ‘발효, 시간의 예술’ 전시회를 열어 ‘숨마 시크리타 111 에디션’을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모델로는 중국 현지 배우 구리나자를 내세웠다. 구리나자는 중국에서 동양의 비너스로 불릴 만큼 인기가 많은 배우다. 광군제에선 숨마의 에센스, 기초 체험세트를 선보였다.
숨마의 색조 화장품 경쟁력도 강화했다. 지난 11일 엘릭서 골든 쿠션, 엘릭서 골든 립스틱 등 베이스 메이크업 신제품을 출시했다. 숨 마케팅 담당자는 “색조 화장품 시장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도 ‘숨’은 다양한 색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숨마 라인의 성장세를 눈여겨 보는 추세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숨의 매출이 기대보다 느리게 올라오지만, 초고가라인인 로시크숨마의 숨 내 매출 비중이 올 3분기 기준 10%까지 확대돼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 차세대 후의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