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의 22일자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루즈루즈(lose-lose) 제안'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다. '루즈-루즈'는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주둔하는 미군을 용병으로 격하시키며 상업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최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하며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보다 5배 인상하는 기이한(outlandish)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동맹이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 대해 제값을 내지 않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이러한 생각은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과 미국 자신의 안보, 번영에도 매우 해롭다”고 덧붙였다. 이는 해외에 주둔하는 자국 군인들을 영리를 추구하는 용병으로 깎아 내리고, 미군이 자유세계의 최전방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는 설명이다.
사설은 "한국은 부유한 나라고 과거 수십 년간 5년마다 해왔던 것처럼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야 하는 건 맞지만, 한국 정부와 국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터무니없는 요구는 중요한 동맹국을 소외시키는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동맹국이나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성에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 것이라며 결국 승자는 북한과 중국이 될 것이라고도 사설은 우려했다.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으며, 중국은 강력하고 야심적인 경쟁 국가로 성장한 데다가,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인 일본과 험악한 관계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동맹을 약화하기엔 좋지 않은 시기라는 진단이다.
한편, 같은 날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도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한국에 공갈협박하고 있다'며 NYT와 비슷한 논조의 사설을 게재했다.
환구시보는 22일 사설에서 “한국은 미국의 이런 공갈협박의 가장 취약한 고리”라면서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이 '한반도'라는 전략적 혼란 지역의 중심에 서있고, 미국에 의존하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4배 인상라는 모욕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한국의 체면과 느낌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사설은 “미국은 전 세계에서 약탈을 감행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에서부터 동맹국들에 방위비 부담금 바가지 씌우기까지, 미국은 돈이 나올만한 모든 '돈구멍'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