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을 다녀왔거나 계획하는 사람에게 '예·스·지'는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곳이다. 예류, 스펀, 지우펀을 의미하는 이곳은 지역적 특색이 뚜렷하고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해 한바퀴를 돌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가 있다.
예류의 여왕바위를 보고 스펀에서 소원을 적은 천등을 날린 뒤 지우펀의 화려한 홍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다시 한번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에는 대만달러나 신용카드 대신 '하나머니'를 충전해서.
대만 타오위안공항에 도착하자마자 GLN 결제에 도전하기 위해 호텔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최소한의 비용만 환전했기 때문에 혹시 결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밀려왔다. 쭈뼛쭈뼛 하나멤버스 앱을 켜고 GLN 바코드를 내밀자 택시기사는 자연스럽게 자체 단말기로 바코드를 찍었다. 결제됐다는 하나멤버스 안내 메시지도 곧바로 도착했다.
GLN은 예·스·지에서 빛을 발했다.
우기가 아닌데도 비가 자주 내리는 대만에서 한 손에는 가방을,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관광을 하다보면 피로감이 쌓이기 마련이다. 좁다란 골목길에서 관광객들에게 치이다보니 여행 전 가장 기대했던 지우펀은 어느새 '지옥펀'으로 변해있었다.
그러나 휴대폰은 항상 손에 쥐고 있거나 재킷 주머니에 넣고 있는 덕분에 '지옥펀'에서도 간단히 하나멤버스 앱만 켜고 결제할 수 있었다. 길거리 음식이라도 한번 맛보려면 각종 물건이 섞여있는 가방을 뒤적여 지갑을 꺼내 익숙지 않은 화폐를 주섬주섬 꺼내야 했던 지난 여행에서 느낄 수 없던 편리함이었다.
예·스·지 중에서는 스펀에서 GLN 사용이 가장 편했다. 철길을 따라 양쪽으로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데 음식점과 신발가게뿐 아니라 천등을 날리며 소원을 빌 수 있는 곳에서도 GLN으로 결제할 수 있었다.
하나멤버스 앱을 켠 스마트폰을 내밀자 직원이 결제 단말기를 갖다댔다. 결제는 '삑' 소리와 함께 1초 만에 끝났다.
지우펀은 스펀보다 결제가 가능한 가게 비중은 낮았지만, 홍등을 따라 작은 가게들이 워낙 많아 GLN 결제 스티커가 붙어있는 곳에서만 결제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대만의 대표 기념품인 펑리수와 누가크래커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매했다. 에버리치 면세점에서 직원이 GLN 바코드를 내밀고 "GLN", "하나머니"라고 짧게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바코드를 찍었다.
이번에는 결제 메시지와 함께 결제금액의 20%가 재적립됐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하나금융은 대만 현지에서 하나머니로 결제할 경우, 20~30%를 캐시백 해주는 이벤트(최대 3만원 한도)를 한시적으로 진행 중이다.
대만 모든 가맹점에서 GLN 결제가 가능한 것은 아니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에버리치 면세점과 패밀리마트, RT마트, 신광미쓰코시백화점, 택시 조합 대만 대차대 등 주요 가맹점의 시장점유율은 최대 90%에 달해 특별히 GLN 결제를 위해 가맹점을 찾지 않아도 쉽게 눈에 띄었다.
소매품점에서도 매장 앞, 혹은 계산대 근처에 GLN 결제가 가능하다는 스티커가 붙어있어 결제 여부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하나머니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한글로 적혀있었다.
김경호 KEB하나은행 글로벌디지털센터장은 "대만, 태국에 이어 올해 안에 일본,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에 GLN 기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해외 송금은 물론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