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노인들이 가능한 오랫동안 자신이 살아왔던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가서비스(Aging in Place) 확대를 노인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통해 존엄한 노년의 생활 지원과 효과적 급여 제공으로 재가 생활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운영과정에서 가족의 수발 부담 완화 등 많은 효과를 거두었으나, 거동 불편 등의 사유로 의료기관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장기요양 수급자들의 의료 이용 접근성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최근 선진 외국에서는 재가 노인의 의료적 요구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4차 산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노인 가정에 정보통신기술장비(사물인터넷·IoT)를 설치해 노인의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낙상 감지 및 알람 제공 등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거나, 혈압·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의사에게 전송한 후 방문간호사를 통해 간단한 처치 및 복약변경 등을 지도하고 있다. 원격 모니터링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는 재가 노인이 가지고 있는 건강문제에 대한 관리 및 상담을 통해 방문 진료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노인 자신 및 가족의 불안감 해소, 건강관리 능력 향상 그리고 통원 및 입원 의료이용 감소를 통한 의료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의료와 요양서비스 등을 연계함으로써 노인의 건강관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노후 생활의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또 케어 로봇 등 다양한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하면 심각한 저출산으로 노인 돌봄 인력 부족이 우려되는 미래 노인의료 및 요양 현장의 업무 효율화를 통한 돌봄 부담 경감 및 선진 서비스 실현으로 인력 확보에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재가 노인에게 필요한 정보통신 기술 도입 및 활용에 있어서는 건강에 관한 자기결정권 존중 등을 위해 수급자 및 가족 요구도 중심의 서비스와 안전성·유효성이 있는 정보통신기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더불어 일상적 만성질환관리를 위한 상담부터 중증화 예방까지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의료기관과 긴밀한 연계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법 및 제도의 개선과 표준 가이드라인의 개발, 평가체계 및 질관리 등 신중한 준비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다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인의 재가건강관리 영역에 인공지능과 스마트 정보통신기술 활용의 접목이 활성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고 있는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유지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강 노화(Healthy Aging)‘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