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4차 산업혁명은 '100세 시대 안녕'의 복음이다

2019-11-2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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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라일 신한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황라일 신한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고령 시대를 살고 있는 노인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그러나 고혈압‧당뇨‧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인구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7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 중 약 90%는 1개 이상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고, 51%는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인지기능 저하 및 일상생활에 제한이 있는 80세 이상 후기 고령인구도 급증하고 있어 노인 부양 부담 및 의료비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세계 각국은 노인들이 가능한 오랫동안 자신이 살아왔던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재가서비스(Aging in Place) 확대를 노인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통해 존엄한 노년의 생활 지원과 효과적 급여 제공으로 재가 생활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 운영과정에서 가족의 수발 부담 완화 등 많은 효과를 거두었으나, 거동 불편 등의 사유로 의료기관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장기요양 수급자들의 의료 이용 접근성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최근 선진 외국에서는 재가 노인의 의료적 요구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4차 산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노인 가정에 정보통신기술장비(사물인터넷·IoT)를 설치해 노인의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낙상 감지 및 알람 제공 등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거나, 혈압·심박수 등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의사에게 전송한 후 방문간호사를 통해 간단한 처치 및 복약변경 등을 지도하고 있다. 원격 모니터링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는 재가 노인이 가지고 있는 건강문제에 대한 관리 및 상담을 통해 방문 진료를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노인 자신 및 가족의 불안감 해소, 건강관리 능력 향상 그리고 통원 및 입원 의료이용 감소를 통한 의료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 정부는 재가 노인의 주거·의료·요양·생활지원 등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복합적인 건강문제를 가지고 있는 노인의 건강상태를 상호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의료와 요양서비스 등을 연계함으로써 노인의 건강관리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면 노후 생활의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또 케어 로봇 등 다양한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하면 심각한 저출산으로 노인 돌봄 인력 부족이 우려되는 미래 노인의료 및 요양 현장의 업무 효율화를 통한 돌봄 부담 경감 및 선진 서비스 실현으로 인력 확보에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재가 노인에게 필요한 정보통신 기술 도입 및 활용에 있어서는 건강에 관한 자기결정권 존중 등을 위해 수급자 및 가족 요구도 중심의 서비스와 안전성·유효성이 있는 정보통신기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더불어 일상적 만성질환관리를 위한 상담부터 중증화 예방까지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의료기관과 긴밀한 연계 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법 및 제도의 개선과 표준 가이드라인의 개발, 평가체계 및 질관리 등 신중한 준비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다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인의 재가건강관리 영역에 인공지능과 스마트 정보통신기술 활용의 접목이 활성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고 있는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유지하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강 노화(Healthy Aging)‘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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