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토커] 부채 늘어난 호텔신라…주주가치 제고 언제쯤

2019-11-1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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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호텔신라-1: 총부채 3조 육박 전년비 2배↑…회계기준 변경 영향

해외 면세시장 개척 등으로 WACC 급상승 배제 못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서울신라호텔 전경. [아주경제 DB]


[데일리동방]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과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전략과 재무제표다. 경영진은 경쟁력 갖춘 경영전략을 수립해 우수한 실적을 만들어내야 하고, 이를 보고 투자자들은 투자에 나서게 된다. 데일리동방은 이에 그룹 또는 기업을 심층 분석하는 ‘기업‘S토커’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장녀 이부진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회계기준 변경을 감안하면 더욱 악화한 모습이다. 프로모션 비용이 대폭 증가한 점은 업계 경쟁 심화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다만 호텔신라가 지닌 투자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단기’보단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장기’ 성장 기대감은 유효한 모습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호텔신라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0.9% 상승한 1조48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5.6% 감소한 574억원에 그쳤다. 주력 사업인 면세점 수익이 낮아진 탓이다. 호텔과 레저 부문 비중이 늘었지만 전체 실적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일본여행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사태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증권업계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호텔신라 총부채는 2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1조5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 ‘IFRS16’이 적용되면서 리스부채를 순차입금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임차료 등은 영업비용이 아닌 영업외비용(금융부채 등)으로 변경되면서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과거 회계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최근 호텔신라는 미국 기내 면세점 ‘3식스티(3Sixty)’ 지분 44%를 인수했다. 미주 지역 진출과 함께 글로벌 명품 소싱 경쟁력이 제고될 전망이다. 마카오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에서도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3분기 부진한 실적은 향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아주경제 DB]


회계기준 변경으로 향후 호텔신라 영업이익은 늘고 순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호텔신라 EBITDA는 7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 2640억원 대비 많이 증가했다.

투하자본수익률(ROIC)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호텔신라 ROIC는 10.62%에서 2017년 6.25%로 낮아졌다. 그러나 지난해 12.21%로 크게 올랐다. 연간 평균투자자본(IC)은 1조2000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지난 2015년 호텔신라의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은 5.23%로 당시 ROIC 5.26%에 근접했다. 이후 그 격차를 점차 벌리면서 2018년 WACC는 6.48%를 기록해 같은 시기 ROIC(12.21%)에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회계기준 변경으로 WACC의 급격한 상승을 배제할 수 없다. 호텔신라가 해외시장 개척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고 있지만 단기간 내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면세업체 간 경쟁이 예상보다 심화되는 가운데 시내 면세점 매출이 기업형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알선수수료 변동성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주주가치제고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단 그간 호텔신라가 보여준 투자관리 능력을 고려하면 오히려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수익성 지표와 안정성 지표를 맞바꿨지만 근본은 변한 것이 없다”며 “호텔·레저 중심 성장과 면세점 매출 지역 다각화, 상품 조달 능력 등이 성장 모멘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꾸준한 성장을 위한 쉬어가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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