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재계, “창업주 지혜를”... 삼성·SK 등 11월 추도 행사 잇따라

2019-11-14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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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이 11월 창업주의 기일을 맞아 초심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특히 미·중 무역전쟁, 보호무역 확대, 국내 규제 강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태라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병철·최종건·조중훈 등 주요 그룹 창업회장 추도식서 오너 일가 한자리 모일듯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종건 SK그룹 창업주(15일),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17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19일) 등 국내 주요 기업 창업자들의 기일이 이달에 돌아온다. 
매년 이들의 기일을 기렸던 가족들과 경영진들에게 올해는 좀 더 특별한 날로 기억될 전망이다. 전에 없는 위기를 맞은 가운데 창업주들이 생전에 강조했던 사업보국(이병철), 도전정신(최종건), 장인정신(조중훈)이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이들 기업 대부분은 성장세가 꺾였다. 과거처럼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의 굴기 등으로 인해 자칫 잘못하다가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들만 해도 올해 3분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로 작년 같은 기간(약 17조원) 대비 60%가량 감소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수요와 공급 조절로 인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전자 계열사 삼성전기도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수요 둔화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지난 3분기(1802억원) 2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삼성SDI도 작년 동기 대비 31.3% 감소한 16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SK그룹도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여겨졌던 반도체, 정유 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떨어지며 치명타를 입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4726억원으로 1년 새 92.7%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60.5% 줄어든 3301억원으로 SK하이닉스 다음으로 실적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휘발유, 경유 등 제품수요가 축소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한진그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진그룹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136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0% 넘게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3분기에도 힘을 쓰지 못하며 3개 분기 누적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창업주 경영철학 되새기는 자리 될 것”

이 때문에 올해 이들 회사 창업주의 기일은 초심을 되새기고 새로운 돌파구를 고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오는 19일 경기 용인시 선영에서 열리는 이 창업주의 추도식에는 손자인 이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와 삼성전자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사장급 이상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창업주는 생전에 “나라가 잘되고 강해야 모든 것이 잘 자란다”며 “무역을 하든, 공장을 세우든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최근 어려운 상황 속에도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에 나서며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15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선영에서 열리는 최종건 창업주의 추도식에도 차남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조카인 최태원 회장 등 그룹 주요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최 창업주는 "시작하지 않으면서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라며 “노력하지 않으면서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비겁하다"는 도전정신을 경영철학으로 그룹을 일궈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업의 정도로 삼고, 변화에 도전하는 최태원 회장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말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도 17일 조부인 조 창업주의 기일을 맞아 용인시 선영에서 모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그룹의 수장에 오른 뒤 맞는 첫 기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한층 깊다.

조 창업주가 “기업은 사업가에게 예술작품과 같아 남을 모방하지 말고 자신의 혼을 담아야 한다”며 “사업가의 창의력과 아이디어,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평소 강조했던 만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 만큼 창업주 기일을 대다수 기업이 조용히 보낼 것”이라며 “다만 사업에 대한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31주기 추모식이 열린 지난해 11월 19일 친인척들을 태운 차량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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