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후반기' 협치 시동 건 文대통령…175분간 '경제법안·선거제·지소미아' 해법 찾기

2019-11-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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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與野 5당 대표 靑관저 초대…일본發 경제 보복 논의한 7월 이후 115일 만

이례적으로 사적 공간 靑관저서 만찬…임기 후반기 소통·협치로 성과 내기 창출 시동

文대통령, 경제 법안 조속한 처리 당부…황교안에 소주성 비판한 "민부론 보내 달라"

선거제 놓고 黃·孫 언성 높이자, 중재 시도…文, 지소미아 등 외치에 초당적 협력 당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첫 행보는 '소통'과 '협치'였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하고 경제 법안을 비롯해 선거구제 개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국정 전반을 논의했다. 임기 후반기 각 분야의 성과를 통해 민주정부 3기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 사적 공간인 '관저'로 초청했다. 이는 모친상에 조문을 온 여야 대표에 대한 예우 차원과 함께 여야 협치 복원 의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일본발(發) 경제 보복 대응 논의차 만났던 7월 18일 이후 115일 만이다. 약 넉 달 만에 여야 협치 복원에 시동을 건 셈이다.

이날 회동은 오후 6시∼8시 55분까지 175분간 진행됐다. 청와대 만찬 회동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황교안 자유한국당·손학규 바른미래당·심상정 정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만 배석했다.

◆文대통령 "신속한 경제 법안 처리"…노동계에 수용 요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이 모친상에 조문을 온 여야 대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 회동에서 '경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가) 경제를 염려하시는 것은 공통된 것이니 경제 관련 법안을 신속히 해주시라"라고 밝혔다.

특히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안에 대해선 "노동계에서도 수용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한 '민부론' 등의 자료집을 보내 달라고 황 대표에게 전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황 대표가 한국당이 제시한 '민부론'과 '민평론'을 잘 검토해 국정에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부연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협치를 본격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복원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하자, 야당 대표들도 긍정적으로 호응했다. 황 대표도 "당에 가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지난해 11월 첫 회의 후 가동을 멈춘 상태다.

◆선거제 놓고 黃·孫 설전…지소미아 초당적 협력 당부

여야의 화약고인 '선거구제 개편'을 놓고는 고성도 오갔다. 정 대표와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이 만찬 후에 한 브리핑을 종합하면,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이날 만찬 회동에서 충돌했다.

황 대표가 "정부와 여당이 한국당과 협의 없이 선거제 개혁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포문을 열자, 여야 4당 대표들은 "한국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일부터라도 협상하자"고 응수했고, 심 대표도 황 대표를 향해 "무슨 소리냐"라고 비판했다.

이후 황 대표는 "우리가 안을 냈는데 합의도 하지 않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리지 않았느냐"고 재반박했다. 이 대목에서 듣고 있던 손 대표는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면전에서 비판했다. 그러자 황 대표가 "'그렇게'라니요"라고 맞받아쳤다. 문 대통령은 양손을 들어 두 대표를 말렸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에 대해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해온 사람이 나"라며 "패스트트랙에 올라갔지만, 협상은 열려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황교안·손학규 대표는 언성을 높인 데 대해 사과했다.

지소미아 등 외치 현안도 주 의제였다. 문 대통령은 "지소미아 문제 같은 경우는 원칙적인 것이 아니냐"며 "일본의 경제 침탈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15일' 만의 靑회동…메뉴는 '막걸리·돼지갈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선거제 개편을 둘러싸고 여야 대표 간 고성이 오갔지만, 이날 만찬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모친상에 조의를 온 여야 대표에 감사를 표한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읍 막걸리'와 '돼지갈비'를 만찬 메뉴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전주는 평택 전통 약주인 '천비향'이었다. 이날 만찬 회동은 전체 비공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먼저 손 대표를 제외한 이해찬·황교안·심상정·정동영 대표 등과 환담을 한 뒤 손 대표가 참석한 만찬 회동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 양옆으로는 여당과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와 황 대표가 착석했다. 황 대표 왼쪽으로는 정 대표와 심 대표, 이 대표 오른쪽으로는 손 대표와 노 실장이 각각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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