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선박연료유의 황 함량을 의무적으로 줄여야 하는 IMO2020 규제에 맞춰 탈황설비 준비를 끝냈다. 미중무역 갈등과 정제마진은 급등락 여파를 상쇄시키는 대규모 수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선박유 황 함량 상한선을 0.5%로 제한하는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시행한다. 2012년 4.5%에서 3.5%로 낮춘 지 8년 만에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약 1조원을 투자한 탈황설비는 감압 잔사유(VR)에 수소를 첨가해 탈황 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또는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2020년 2월까지 공사를 완료해 조기 가동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기존 공장 연료로 사용하던 저유황유를 LNG로 대체하고, 저유황유를 판매해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GS칼텍스가 고유황 중질유를 휘발유, 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할 수 있는 하루 생산량은 27만4000배럴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4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9월 SDA(아스팔텐 제거공정) 설비를 완공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 신기술인 독자적인 용제처리 방법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 생산공정을 개발해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설비 일부를 'VLSFO 생산공정'으로 변경하고 시운전을 완료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인 RUC&ODC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선제적으로 최첨단 잔사유 탈황시설을 가동하고 고유황 중질유 비중을 70% 이상 줄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발빠르게 고도화율을 높인데다 복합 정제시설을 갖추고 있어 시장 대응에 충분하다고 본다”며 “IMO2020 규제가 본격 시행하면 저유황연료유 수요가 크게 늘어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