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포함해 구글·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는 기술 공룡들의 급속 성장과 함께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주민이 쫓겨나고 노숙자가 급증하는 등 만성적 주거난에 시달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에 글을 올려 "세계가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을 알기 전부터, 우리가 주머니에 첨단기술을 넣어다니기 훨씬 전부터, 애플은 이곳을 고향이라고 불렀다"며 "우리는 실리콘밸리가 사람들이 살고 가족을 꾸리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활기찬 곳으로 남게 해야 한다는 엄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적정 가격의 주택은 안정과 존엄, 기회, 자부심을 의미한다"며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닿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는 의미이며, 애플은 그 해법의 일부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CBNC는 실리콘밸리 최대 고용주면서도 쿠퍼티노 주변 환경에 있어선 애매한 태도로 악명 높던 애플이 상당한 금액을 깜짝 기부한 것이라면서, 기술 공룡의 지역사회 기여 기준을 훌쩍 높였다고 짚었다.
애플이 내놓은 25억 달러 가운데 10억 달러는 적정 가격 주택 투자 펀드를 통해 저소득층 및 중산층을 위한 신규 주택을 짓는 데 쓰일 예정이다. 또 10억 달러는 학교 임직원이나 서비스직 노동자, 전역 군인 등이 첫 주택을 구입할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 지원에 사용된다. 3억 달러는 적정 가격 주택을 지을 수 있는 토지 형태로 제공되며, 1억5000만 달러는 비영리단체 '하우징 트러스트 실리콘밸리'의 적정 가격 주택 펀드에, 5000만 달러는 노숙자 문제 해결에 각각 이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