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1포인트(0.15%) 오른 2083.48로 마감했다. 사흘 만의 상승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8.95포인트(0.43%) 오른 2089.22로 출발해 장중 한때 210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79억원, 기관이 595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개인은 151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도 3.48포인트(0.53%) 오른 658.52로 종료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우리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는 29~30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논의한 끝에 기준금리를 기존 1.75~2%에서 1.5~1.75%로 0.25% 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지난 28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3039.42를 넘어서며 이틀 만에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15.27포인트(0.43%), 27.12포인트(0.33%)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 발언에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우리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매수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미국 증시 마감 이후 페이스북과 애플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점도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취소로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불확실해져 상승 폭은 다소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우리 증시는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유동성을 높이면 달러화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를 기대할 수도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익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투자할 유인을 높인다. 우리 정부가 미국 등 선진국을 따라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25%로 내렸다. 또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9.3% 늘렸다. 적극적인 재정 집행으로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면서도 당분간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진 않다"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또 무역분쟁을 둘러싼 미·중 간 합의 여부도 여전히 증시에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