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구글보다 한국어 독해 뛰어난 AI '엑소브레인' 상용화... 61개 기업 기술 이전

2019-10-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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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언어 모델 코버트 기반 자연어 독해 AI... 국내 기업에 원천기술 제공해 외국 AI 기업 시장 잠식 방어 기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구글보다 우수한 한국어 독해 능력을 보유한 AI 기술을 개발·상용화했다.

ETRI는 인공신경망(딥러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한 자연어 심층질의응답 AI '엑소브레인'의 개발이 완료되어 61곳의 국내 기업에 원천기술을 이전했다고 31일 밝혔다.

엑소브레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혁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다. 이용자가 대화하듯이 문장으로 된 질문을 던지면, 질문의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고 정답을 찾아준다. 단순 키워드 검색에서 벗어나 서술형 질의응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상식이'나 '법령지식 심층 질의응답'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엑소브레인 기반 법령 서비스에 "타인의 물건을 동의 없이 절취할 경우 성립되는 절도죄의 형벌은?"이라는 질문을 하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과 같은 이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해준다.

ETRI는 엑소브레인 상용화에 앞서 구글이 개발한 언어모델 버트(BERT)보다 한국어 AI 모델 개발 능력이 4.5% 우수한 코버트(KorBERT)를 개발해 공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코버트와 신경망 검색, 기계 독해(MRC) 기술을 고도화해 엑소브레인을 완성했다. 엑소브레인에는 △한국어 질문분석 기술 △시맨틱 지식추출 기술 △위키피디아 기반 단답형·서술형 질의응답 기술 △질의응답 분산처리 플랫폼 기술 등이 적용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엑소브레인은 한국어 기계 독해 대회인 코쿼드(KorQuAD 1.0)에서 95.02점을 기록해 시중의 한국어 자연어처리 AI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엑소브레인은 사업화로 94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엑소브레인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아마존 등 해외 기업이 API 형태로 AI 기술을 제공하는 것과 달리 원천기술(소스코드, 라이브러리) 자체를 기업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은 AI 기술을 내재화할 수 있어 외국 AI 기업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기술 이전 비용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며, 스타트업은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엑소브레인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는 한글과컴퓨터가 지난달 10일 공개한 한컴오피스 2020의 지식검색 기능이다. 이용자가 한컴오피스 오피스톡에 샵(#)키를 입력한 후 자연어로 질문을 하면 관련된 답변을 화면 우측에서 즉시 얻을 수 있다.

한컴은 일반상식 문제를 두고 엑소브레인과 구글 지식그래프 검색을 비교한 결과 엑소브레인이 최대 10% 이상 우수한 결과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엑소브레인은 국회도서관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개발 중인 AI 법무 서비스에도 적용된다. NST는 현재 변호사를 고용해 제공 중인 기초 법령 상담 서비스를 엑소브레인으로 대체하고, 변호사가 제공하는 심층 상담 서비스에도 엑소브레인을 보조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현기 ETRI 엑소브레인 총괄 연구책임자는 "엑소브레인이 국내 AI와 심층질의응답 기술 발전과 상용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TRI 연구진(배용진 연구원)이 개발한 '엑소브레인'의 질의응답 결과를 확인하는 모습.[사진=E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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