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국제수입박람회 개최··· 習, 대외개방 메시지 내놓을까
다음 달 5일부터 일주일간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2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에 맞서 중국이 전 세계 자유무역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박람회장을 찾아 개막식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중국 상무부 왕빙난(王炳南) 부부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2차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고 밝혔다.
특히 칠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앞둔 시 주석이 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의 시장개방과 외국인 투자 유치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개막식 연설에서도 기업 비즈니스 환경 선진화, 외국자본의 중국시장 진출 규제 완화, 추가 관세 인하 등을 통한 수입 확대 등을 약속했고, 대부분을 실제로 이행했다고 SCMP는 평가했다.
중국이 내년 1월 1일부터 '외상투자법', ‘경영환경 선진화 조례(국무원령)’를 시행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엔 외자기업 평등대우, 지식재산권 보호 등 미국이 요구해 온 내용을 상당부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증권·선물·생명보험 등 금융 부문의 외국인 투자자 출자규제 완화도 1년 앞당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올해 박람회에는 150개국, 37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중국의 구매력을 전 세계에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엔 130개국에서 300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모두 574억 달러(약 66조원)어치 구매계약이 체결됐다.
◆中 내수경기 바로미터 '광군제'··· 중국인 '지갑' 열릴까
내달 11일엔 중국 내수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군제 행사도 예고돼 있다. 광군제는 '독신자의 날'이란 뜻이다.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2009년 싱글들을 위해 만든 온라인쇼핑의 날로, 오늘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20만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해 5억명 이상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광군제 소비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영향이 중국의 내수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소비경기 지표인 소매판매 증가율은 2016년까지만 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9%에서 올해는 7%대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광군제 때도 중국 22개 온라인쇼핑몰에서 모두 3143억 위안어치 물건이 팔리며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24%로 전년 44%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 밖에 올해 광군제에서 모바일 결제 등 디지털경제가 중국인 소비 창출에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20일 발표된 중국 인터넷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디지털경제 규모는 31조3000억 위안(약 5164조원)에 달했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5%에 달한다는 얘기다.
◆칠레 담판 전후 1단계 합의서명 전망··· 2단계부턴 '첩첩산중'
다음 달 16~17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는 무역담판엔 중국 경제의 앞날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양측은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 인상을 유예하는 대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리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1단계 무역합의를 놓고 협상 중이다. 칠레 APEC 회의 전후로 미·중 양국이 1단계 합의를 최종 마무리 짓고 공식 서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6%로 분기별로는 27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중국도 경제 성장 모멘텀이 필요한 만큼, 미·중 모두 무역협상 부분합의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1단계 합의 성사 이후부터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산업보조금 등과 같은 중국 경제 구조개혁 등 핵심의제를 놓고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중 무역갈등 수위가 또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