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호황을 누리던 회사채시장 분위기가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차츰 가라앉으면서 A급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웅제약 수요예측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3일 대웅제약은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3년 단일물이다.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0.20~+0.20%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한 자금은 오는 31일 도래하는 회사채 만기(1000억원) 차환에 쓰인다. 주간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대웅제약은 올해 2분기 매출액 2634억원, 영업이익 171억원 등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반으로 흥행 성공에 기대하고 있다.
탄탄한 펀더멘털도 대웅제약의 자신감 이유다. 대웅제약은 매출액 기준 국내 제약산업 내 상위의 매우 우수한 시장지위를 지속하고 있다. 오랜 사업경험에 기반한 안정적인 영업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우루사(간질환)' 등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신규 품목도입 등을 바탕으로 15개 내외의 연매출 100억원 이상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말에는 '자가면역항체신약(HL-161)'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보톨리눔 톡신 '나보타(미간주름 개선)'가 지난해 8월 캐나다, 올해 2월 미국, 9월 유럽 EMA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등 우수한 연구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CAPEX)도 일단락 되면서 그간 발목을 잡아온 신용도 하방압력 주원인인 차입금 부담도 점차 줄고있다. 2016년 4.4배 수준인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지난해 3.4배, 올해 6월 말 기준 2.3배로 개선 추세다.
이러한 탄탄한 재무구조로 인해 시장에서도 대웅제약 수요예측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대웅제약 수요예측 성패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시장 분위기다. 상반기 A0급 등 비우량채에도 풍부했던 투자 수요는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달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대웅제약과 동일 등급(A0+) 기업들은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대웅제약이 이례적으로 증권사 3곳과 주간 계약을 맺은 것도 이러한 우려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개별민평금리가 한 노치 높은 등급 금리보다 낮게 형성됐다는 점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는 주로 주식에 투자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수요가 크지 않다"며 "최근 A등급에 대한 투심도 잠잠해졌지만 대웅제약은 부채비율 등 재무가 비교적 안정적이기 떄문에 무리없이 모집금액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러나 지난번 발행처럼 큰 흥행을 한다기 보다 1~2배 정도 모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