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원안대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분양가 상한제는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르면 이달 29~30일부터 시행 법령이 공포될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유예 기간 없이 즉시 효력을 갖게 된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가 즉시 적용되는 것은 쉽지 않다. 법이 발효된다 해도 상한제 적용 지역 선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는 관계 부처 및 장관 협의를 거친 뒤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개최 절차를 밟아야 실질적인 시행이 가능하다"며 "주정심 일정은 비공개 사안이라 밝힐 수는 없다. 다만 조속한 시일 내에 상한제 지역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정심은 국토부 장관, 기획재정부 1차관 등 당연직 14명, 연구원, 교수 등 민간위원 11명 등 총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업계는 분양가 상한제 심의 내용 전달, 설명 등 주정심 절차가 통상적으로 2주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정심 개최 시기에 따라 내달 초중순경 대상 지역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현재 한국감정원으로부터 받은 집값 통계에 대해 정밀 분석에 착수한 상태다. 이미 이달 1일 국토부가 보완방안을 통해 밝힌 대로 서울 25개 자치구를 비롯한 경기 과천, 광명, 성남 분당, 하남, 대구 수성, 세종 등 31개 투기과열지구 중 정부가 지정한 과열 요건이 충족되면 상한제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정부가 필요한 곳만 겨냥해 지역 선정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만큼, 상한제 대상 지역은 동(洞) 단위 '핀셋 지정'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이미 받은 재건축의 경우 시행령 시행 후 6개월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할 시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의 경우 지난 7~9월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인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이 분양가 상한제 사정권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경기 지역에서는 최근 재건축 여파로 급등세를 보인 과천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새 아파트 가격이 택지비와 국토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 등을 합쳐 20~30%가량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국토부 측은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일시적인 '로또 분양' 증가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장기적으로 건설사의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