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신영 전 국무총리 별세…80년대 韓외교·안보사에 큰 획

2019-10-2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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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장관→안기부장→국무총리' 5공 요직 두루 역임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병원 측 관계자는 22일 “노 전 총리가 어제 서울대병원에서 돌아가셨다”며 “숙환으로 별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평안남도 강서 태생으로 실향민인 노 전 총리는 서울대 법대 졸업 1년 전인 1953년 고시행정과에 합격, 1955년 외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0년 5공 정권이 들어서자 외무부 장관에 이어 국가안전기획부장(안기부장), 국무총리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신영 전 국무총리 빈소. 노 전 국무총리는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사진=연합뉴스]


노 전 총리는 1980년 8월 고시 출신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외무장관에 올랐으며 장관 시절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최대 규모의 양국 간 경협협상을 맡기도 했다. 안기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중국과 첫 공식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한 중국 여객기 불시착 사건, 사할린 상공에서 발생한 소련기에 의한 대한항공기 격추사건, 아웅산 테러암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이 불거지자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용퇴, 32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 고문을 지냈으며 1994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노 전 총리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표적 멘토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초대 주인도대사로 나갈 때 반 전 총장을 서기관으로 데려간 데 이어 방글라데시와 수교할 때도 그를 동행시켰다. 특히 1985년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반 전 총장을 초고속 승진시켜 의전비서관에 임명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총 2년 3개월간 총리직을 수행, 이명박 정부의 김황식 국무총리(2010년 10월 1일∼2013년 2월 26일·2년 4개월) 이전까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이며, 장지는 대전 국립현충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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